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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쿡 애플 CEO가 ‘인공지능’ 떠벌리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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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쿡 애플 CEO가 ‘인공지능’ 떠벌리지 않는 이유

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상징되는 AI 기술의 획기적 진화로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이 제품이 인터넷을 능가하는 최고의 기술혁신 제품으로 꼽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고 후발주자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산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중심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느 초일류 기업만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름 아닌 기술혁신에 관해서라면 결코 이름이 빠지지 않을 글로벌 IT업계의 거대공룡이자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미국의 애플이다.

애플이 AI에 무관심해서일까,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을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닥친 AI 기술 경쟁과 관련해 애플이 이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쿡 “제품 출시할 때 발표하는 것이 애플의 방식”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쿡 CEO는 애플이 AI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애플만의 ‘모두스 오페란디(modus operandi)’와 관련이 있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애플이 지난달 마감한 2023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회를 지난 3일 열면서 함께 진행한 컨퍼런스콜 자리에서였다.
시장 전망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 애플이 이날 마련한 컨퍼런스콜에서 요즘 IT업계의 최대 화두가 된 AI 문제에 대한 애플 측의 언급이 전혀 없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애널리스트가 애플의 AI 관련 사업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쿡 CEO가 이같이 답한 것.

모두스 오페란디는 ‘일하는 방식 또는 처리하는 방식’을 뜻하는 라틴어로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이나 범죄수법 등과 관련해 주로 쓰이는 말이다.

그는 애플 임원들은 다른 기업들의 경우와는 다르게 AI 사업에 대해서는 별로 거론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이는 애플만의 모두스 오페란디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애플식의 모두스 오페란디란 공식 출시를 발표하기 전에 미리 떠벌리는 방식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쿡은 밝혔다. 그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가 됐을 때 비로소 발표하는 것이 애플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의 제품을 미리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검증한 뒤 출시해도 문제가 없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비로소 세상에 발표하는 것이 애플의 모두스 오페란디라는 얘기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되 섣불리 부화뇌동하는 일을 경계하는 것을 뜻하는 쿡 방식의 '느림의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식 챗GPT 출시 시사, 구체적인 언급은 안 해

그러나 쿡 CEO는 “애플은 머신러닝을 비롯한 AI 관련 기술이 애플이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에 필수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고 덧붙여 애플이 AI 기술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애플은 최근 수년간 생성형 AI를 포함해 광범위한 AI 관련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애플GPT라는 이름의 독자적인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내부적으로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애플 버전의 챗GPT가 기존 챗GPT와 얼마나 다른지, 언제쯤 출시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애플이 나서 이를 발표하거나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어서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쿡 CEO는 애플판 챗GPT의 등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