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보다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지난해 전년 동월 대비 7.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최소폭 상승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9%)보다 낮은 수치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고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 마저 커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차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1.8%로 0.5%포인트 낮추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둔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금리 인상에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긴축 통화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인상 속도는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 CPI가 발표된 직후인 11일 한은-한국경제학회(KEA)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물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분명히 좋은 뉴스다"며 "다만 얼마나 오래될지, 국제시장과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등 면밀히 잘 살펴서 (기준금리를)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