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낮은 공기저항, 기존 픽업트럭엔 '넘사벽'

공유
1

[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낮은 공기저항, 기존 픽업트럭엔 '넘사벽'



사이버트럭에 대한 누메릭시스템스의 전산 유체 역학 실험 결과. 사진=누메릭시스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이버트럭에 대한 누메릭시스템스의 전산 유체 역학 실험 결과. 사진=누메릭시스템스

테슬라가 지난 2019년 말 처음 발표한 미래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은 그동안 출시 일정이 여러차례 연기되면서 이 제품의 출시를 고대해오던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가장 최근 밝힌 바에 따르면 양산형 시제품의 디자인이 완성돼 내년 중반 이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양산 모델이 확정 단계에 이르렀다는 소식만 전해졌을 뿐 구체적인 사양이나 제원은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이런 가운데 사이버트럭에 관한 중요한 제원이 한 가지 드러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공기저항계수 또는 항력계수(Cd: coefficient of drag)로 불리는 제원이다. 항력계수가 낮을수록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 자동차이고 높을수록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

디자인과 기술의 발달로 공기저항계수는 날로 낮아지고 있는데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예정인 전기차에서 특히 항력계수가 중요해지고 있다.

움직이는 순간부터 공기 저항과 싸우기 때문이고 공기 저항 정도가 전기차의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유선형으로 잘 빠진 디자인의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항력계수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26일(이하 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독일의 전산 유체 역학(CFD) 전문업체가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항력계수를 측정했더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사이버트럭 항력계수, 기존 픽업트럭과 현격한 차이

누메릭시스템스 홈페이지. 사진=누메릭시스템스이미지 확대보기
누메릭시스템스 홈페이지. 사진=누메릭시스템스


사이버트럭을 상대로 최근 공기역학 실험을 진행해 Cd를 측정한 곳은 독일의 CFD 전문업체 누메릭시스템스.

이 업체는 기업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얼마나 공기역학적일까’라는 제목으로 최근 올린 포스팅에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실험 결과 확인된 사이버트럭의 공기저항계수는 0.35Cd로 나타나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이는 기존의 내연기관 픽업트럭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수준일뿐 아니라 세단 자동차 다음으로 항력계수가 낮은 SUV에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SUV 수준의 낮은 공기저항계수


공기저항계수는 0~1 범위에서 소수점 단위로 표시되는데 0에 가까울수록 공기 저항을 적게 받고 1에 가까울수록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의 공기저항계수는 보통 0.3~0.45Cd 사이인데 승용차(세단)이 0.3Cd 정도이고 SUV가 0.35Cd 수준이다.

일렉트렉은 “형태가 대체로 비슷한 종래의 픽업트럭과 달리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에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픽업트럭의 항력계수가 보통 0.55~0.65Cd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외관만 파격적인게 아니라 공기역학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공기역학 측면에서만 보면 사이버트럭은 픽업트럭보다는 SUV에 가까운 자동차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종 양산 모델 실험한 것 아니므로 일반화는 곤란


사이버트럭 시제품.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사이버트럭 시제품. 사진=테슬라


이번 실험을 진행한 누메릭시스템스의 연구진은 “뾰족하게 생긴 사이버트럭의 지붕이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는데 실제로 실험을 벌인 결과 공기의 흐름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오히려 예상보다 부드럽게 공기를 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렉트렉은 이번 실험은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만 이뤄진 것이고 최종적인 제품, 즉 양산 모델을 대상으로 이뤄진 실험이 아니므로 항력계수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된 것을 일반화시키거나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특히 공기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이드미러가 사이버트럭 양산 모델에 장착되는지 여부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그렇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이드미러 문제와 관련해 머스크 CEO는 탈부착이 가능한 방식의 사이드미러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누메릭시스템스는 개선 여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범퍼와 보닛을 연결하는 사이버트럭의 전면부가 뾰족한 형태로 돼 있어 공기의 흐름을 저해하는 현상이 확인돼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