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ENG는 다음달 15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이다.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이번 현대ENG IPO를 통해 각각 142만주, 534만주의 보유지분을 처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이달 초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매각해 61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이미 확보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액과 현대ENG 매각액을 합칠 경우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단순계산으로도 1조1000억원대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권과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확보한 현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주장은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다. 그룹 내에서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 후 지주회사 체제로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주장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정의선 회장이 그룹 내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0.32%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약한 보유 지분은 그룹 내 지배력 약화의 빌미가 될 수 있고, 외부세력들의 공격 명분이 될 수 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2018년 기아,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인 후 현대모비스를 사업부문별로 인적분할한 후 다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개편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 엘리엇이 분할합병 비율과 주가조정에 반대하면서 개편안은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ENG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얻게 될 1조원대의 현금으로도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의선 회장이 직접 지분 20%를 투자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창학 현대ENG 대표는 이와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상장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90%에서 70% 가량으로 낮아지는 수준"이라며 "그룹 내 현대ENG의 지위 또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