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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일시정지' 태클에 현대차 '중고차사업'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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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일시정지' 태클에 현대차 '중고차사업' 급브레이크

30兆 규모 중고차 사업 놓고 중고차 단체들과 현대차그룹 대립
사업조정 신청 받아들인 중기부, 현대차그룹에 '일시 정지' 권고
동반위는 생계형업종 '부적합' 판단, 중기부는 2년째 결론 못내
모빌리티생태계 구축 나선 현대차, "사업 준비는 계속 진행 중"

중소기업벤처부가 지난 13일 중고차 관련 단체들의 사업조정 신청을 받아들여 현대차그룹에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명령했다. 사진은 서울내 한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소기업벤처부가 지난 13일 중고차 관련 단체들의 사업조정 신청을 받아들여 현대차그룹에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명령했다. 사진은 서울내 한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중고차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업체들이 제기한 사업조정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13일 현대차그룹에 중고차사업 관련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내렸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진출을 일단 보류시킨 것이다.

그러나 중기부 심의위가 중고차 사업에 대한 적합업종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중기부 권고와 관계없이 준비 절차는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시장 진출 나선 완성차업체들


대기업들의 중고차 사업 진출 논란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고차 관련 단체들이 동반성장위원회에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미였다.

동반위는 그러나 같은 해 11월 중고차 판매업에 대해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을 결정하고 이를 중기부에 전달했다.

중기부는 이에 대해 논의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년 동안 고심만 했던 셈이다.

중기부의 결정이 지체되면서 대기업들은 반격에 나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해 12월23일 포럼을 통해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중고차 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지 3년이 지났다"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2022년 1월부터 사업자등록과 물리적인 공간 확보 등 본격적인 중고차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기존 중고차 관련 단체들은 곧바로 반발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이 중기부에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한 것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12월23일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 참석해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2022년 1월부터 사업자등록과 물리적인 공간 확보 등 본격적인 중고차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미지 확대보기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12월23일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 참석해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2022년 1월부터 사업자등록과 물리적인 공간 확보 등 본격적인 중고차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들 중고차 관련 단체들은 완성차업체들이 사업에 진출할 경우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기부는 일단 지난 13일 현대차그룹에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 조치를 취했다. 이어 14일에는 심의위를 열어 논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안건을 오는 3월 회의로 미뤘다.

현대차그룹, 사업 준비는 진행 중


중기부로부터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받은 현대차그룹은 "관련 사업 준비는 사업을 개시하는 것과 무관하기 때문에 준비 절차는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더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완성차업체들과 수입차업체들은 현대차그룹이 중기부의 권고를 받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고차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30조원에 달하는 시장규모는 둘째치고라도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자동차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수입차업체들이다. 수입차업체들은 인증중고사 사업을 통해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며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물류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2019년 사업목적에 '온라인 중고차 거래 관련 일체의 사업'을 추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글로비스가 운영중인 경남 양산의 중고차 경매장. 사진=현대글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글로비스가 운영중인 경남 양산의 중고차 경매장. 사진=현대글로비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중고차 가격 상승세도 주목할 요소다.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인해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자연스레 중고차 가격 역시 상승해 관련업체들의 이익률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가 직접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량을 판매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높일 수 있어 투명한 시장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