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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024년 재집권’ 전망 확산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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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024년 재집권’ 전망 확산되는 이유

미국 민주당 로고(오른쪽)과 공화당 로고.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민주당 로고(오른쪽)과 공화당 로고. 사진=갤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전부터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임기 초까지 정신이 없었지만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그러나 최근 나온 여러 지표들에 비춰보면 취임 1주년을 맞은 그의 성적표는 축하를 받기는 고사하고 매우 초라하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취임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은 곳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미국 국민의 지지도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뽑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이유다.

다음 대선이 앞으로 2년이나 남았지만 미국 정치권이 물밑에서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의 취임 1주년을 즈음해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크다는 ‘때 이른’ 관측이 나오는 이유를 다양한 지표를 통해 짚어본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다시 나온다는 곳을 전제로 한다.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뒤 지금까지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확정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그가 공화당 후보로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미국인은 많지 않다. 벌써부터 바이든의 지지도는 위태로운 지경인 반면 트럼프에게 명백히 유리한 일은 차고도 넘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美 유권자 지지구도 ‘공화>민주’ 역전


지난해 미국 유권자의 민주당(파란색) 대 공화당 지지율 추이. 3분기 들어 지지율이 역전됐다.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미국 유권자의 민주당(파란색) 대 공화당 지지율 추이. 3분기 들어 지지율이 역전됐다. 사진=갤럽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최근 미국 유권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42%를 기록한 반면 공화당 지지율은 47%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45% 대 44%로 좁혀진 민주당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율이 4분기 들어 역전된 것. 지난해 1분기에는 49%대 40%로 앞섰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1년 사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앞서 CNBC가 여론조사업체 체인지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 바이든의 지지율은 44%를 기록해 지난해 9월 46%, 지난해 4월 51%였던 지지율이 줄곧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무려 60%에 달했다.

◇‘임기초 국정 지지도’ 이미 빨간불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초 국정지지도 비교. 사진=이코노미스트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의뢰해 지난해 말 조사한 결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해당하는 지난해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초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거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전임 대통령 트럼프, 민주당 소속의 전임 대통령 버락 오마바의 국정 지지도를 비교한 결과 임기 초에는 트럼프를 크게 앞섰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 내내 곤두박질 친 끝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겨우 앞서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세 대통령 가운데 월등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사람은 오바마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총기 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대처 능력, 일자리 창출, 교육 문제, 건강보험 개혁, 낙태 문제 등에서 지지하는 여론보다 지지하지 않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도 휘청이는 지지율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에 난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에 난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처럼 지난해부터 빨간불이 이미 켜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국론 분열이 지난 대선을 계기로 하게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사실상 내전 상태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올 정도다.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이 미 의사당에 난입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미 하원의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져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자성이나 반성론이 확산돼 민주당 정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보다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대한 불신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최근 1·6 사태 1주년을 즈음해 여론조사업체 모멘티브와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정당하게 선출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55%를 기록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유권자도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 여론조사에서 또 이목을 끈 대목은 응답자의 57%가 앞으로 1·6 사태와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힌 점이다.

국론은 전례 없이 분열되고 있지만 임기 초반에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벌써부터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재집권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 민주당 입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공화당 당내 경선도 트럼프가 따 놓은 당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트럼프가 백악관이 다시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은 그가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뽑히는 것을 대전제로 한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치판에서 그런 전제를 벌써 까는 것이 가능할까.

현재의 상황으로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따 놓은 당상이라고 볼만 하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최근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2024년 대선 주자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트럼프를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았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다음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으나 지지율은 각각 11%와 8%에 불과해 트럼프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트럼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다시 출마하면 유권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면서 “당연히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