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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력대란 '장기화' 가능성 큰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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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력대란 '장기화' 가능성 큰 3가지 이유

미국 근로자의 퇴사율 추이. 사진=미 노동부/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근로자의 퇴사율 추이. 사진=미 노동부/비즈니스인사이더
미국 노동부가가 가장 최근 집계한 지난 9월 동안 직장을 그만둔 미국인은 600여만명으로 전달보다 줄기는커녕 오히려 20만명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무려 100만명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자발적으로 퇴사한 사람은 이미 기록적이었던 전달의 330만여명보다 늘어난 440여만명으로 조사돼 미국 정부가 퇴직자 통계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9월의 퇴사자 통계가 중요했던 이유는 미국 연방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불안을 최소하기 위해 주정부별로 원래 지급하는 실업수당에 얹어 지급해온 주당 300달러(약 35만 원)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이 9월부터 중단됐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지원이 끝나면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해진 실업수당 때문에 재취업에 소극적이었던 실직자들이 주정부가 주는 실업급여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른바 ‘대규모 퇴사 사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예측했으나 결과적으로 틀린 셈이 됐다.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직장인의 규모가 6개월 연속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대규모 퇴사 사태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구인 대란의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추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에 따르면 노동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비 붐 세대 퇴직과 노동인구 감소


6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펴낸 투자노트에서 대규모 퇴사 사태로 인한 구인 대란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일이 아니라면서 고용시장 경색이 진정되는데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내세운 첫 번째 근거는 65세 이상의 베이비 붐 세대가 고용시장에서 근년 들어 대거 빠져나가면서 고용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다. 고용시장의 주축에 해당하는 16~65세 이하의 근로자 규모보다 65세 이상의 퇴직 근로자 규모가 큰 것으로 최근 나타났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사19 사태 국면에서 퇴직한 미국인은 250만명 수준인데 이 가운데 무려 100만명이 조기에 퇴직한 사람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 퇴직자 가운데 일부는 다시 취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수는 영원히 고용시장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용인구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또한가지 중요한 이유는 이민자 감소 추세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 사이 미국에 이민 온 사람은 3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조사국이 예상한 것보다 크게 낮은 규모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하게 실시한 반이민 정책의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이민자가 감소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고용인구를 보충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이민자까지 줄어들면서 미국 고용시장의 경색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례 없는 코로나발 요인


두 번째 근거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새로운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재취업에 적극 나서지 않은 근로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들어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근로자가 지난달 120만명에 달했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규모였다.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구직에 적극 나서지 않은 근로자가 많았다는 얘기는 주로 돌봄 시설이 부족한 가운데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실업수당 등에 의존하면서 취업에 나서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폭발적인 소비욕구


세번째 근거는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분출한 것에 따른 여파다.

코로나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역대급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실업수당이 대폭 늘어난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후 방역 단계가 느슨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소비활동에 나선 것이 인력대란의 또다른 배경이라는 뜻이다.
당장 취업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미국 근로자의 연령별 비중.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사진=미 노동부/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당장 취업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미국 근로자의 연령별 비중.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사진=미 노동부/비즈니스인사이더


소비지출이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가속화시키는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용시장 경색을 심화시키는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이다.

외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나고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각종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 속도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일 때 감원에 나섰던 관련 업계가 인력을 제대로 다시 보충하는 속도를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구인난이 불가피한 배경이 조성되고 있었는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물류현장에서 생산현장에 이르기까지 조달 가능한 인력이 급증하는 주문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과부하가 걸리고 있고 이같은 문제가 빠른 시일안에 해결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