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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종부세 조세전가와 아담스미스 국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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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종부세 조세전가와 아담스미스 국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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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CNBC 등에서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미국 미주리대 중국인민대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 연락처 01025002230
종부세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무지막지한 세금폭탄이라는 비판이 있는가하면 투기꾼들의 불로소득을 환수해 경제적 정의를 구현하면서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세제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과세 대상자 즉 세금을 내야할 사람의 수를 둘러싼 논전도 이어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체 국민의 겨우 1.8%만이 부과 대상”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98% 이상의 대다수 국민과는 무관한 만큼 종부세 충격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주택자는 시가 16억원이 넘지 않으면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면서 “굳이 폭탄이라면 무차별 폭격이 아니고 정밀 타격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과세 대상자 1.8%는 수치는 조세부담과는 무관한 갓난아이와 학생까지 억지로 분모에 넣어 나온 것이다.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세금을 내게 되면 그 부담은 세대의 모든 구성원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대구성원을 기준으로 계산을 하면 과세대상 비율은 4.6%로 껑충 뛴다. 또 주택소유 가구 수를 기준으로 할 때 주택분 종부세 94만 7,000명은 전체 주택 소유자 수 1469만의 6.4%에 해당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다. 종부세 부담은 그 구조상 앞으로도 계속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과세대상자가 극소수라는 정부의 주장은 의도적으로 비율을 낮추기 위한 통계마사지의 의혹을 받고 있다.
설혹 비율이 낮다고 해서 그들을 향해 정밀타격 운운하는 정부 여당의 시각은 자못 충격적이다. 아무리 소수라고 해도 모든 국민은 언제 어디서든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나라의 주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종부세 과세 비율이 얼마냐 하는 논쟁은 사실 무의미한 것이다.
세금정책을 펼 때 가장 주목해야할 대목은 조세의 전가이다. 종부세는 비싼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계층에 집중 과세함으로써 매도를 유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하는 데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문제는 조세의 전가 가능성이다.
그동안의 경제학적 실증경험을 놓고 볼 때 현실에서의 조세 의무는 법적으로 정해진 부담자와 실질적인 부담자가 다른 경우가 많다. 즉 세금 부과로 인해 높아진 가격 때문에 실제의 조세부담이 시장에서의 가격조정 과정을 통해 직적 또는 간접적으로 타인에게 전가되는 경우가많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조세의 전가’라고 한다.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그 액수만큼 가격이 오르게 된다. 해당 재화의 수요가 감소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공급량이 줄어든다. 여기서 발생하는 조세의 부담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각각 부담하게 된다. 부담 비율은 수요 공급곡선의 탄력성이 좌우하게 된다. 다른 경제적 변수가 일정한 경우 수요곡선이 탄력적일수록 소비자의 조세부담이 적어진다. 예를 들어 수요가 가격에 탄력적이라면 소비자는 과세되지 않은 다른 상품으로 소비의 전환이 용이하기 때문에 생산자에게 부담을 쉽게 전가할 수 있다. 탄력성이 높지 않다면 대부분의 피해가 소비자 즉 주택의 구입자에게 전가된다.

이 명백한 조세전가의 이론이 작금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대료를 높이는 방식으로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유세가 인상되면서 전세 값이 오르고 월세의 비중이 늘고 있다. 종부세 납부액이 매매 가격에 반영될 수도 있다. 종부세 부과가 부동산값을 오히려 올리고 세입자에 까지 후폭풍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는 담세력에 따른 조세 부담을 강조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만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부세는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아담 스미스의 과세론과 큰 차이가 있다. 또 헌법상의 과잉금지 조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조세의 원칙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동을 억제할 의도로 만든 조세를 이른바 ‘압살적 조세(Erdosselungssteuer)’라고 부른다. 죄악세라고도 부른다. 역사상 숱한 죄악세는 한결같이 과세의 취지ㄹ르 달성하지 못한 채 많은 부작용을 양산했다. 작금의 우리 종부세는 죄악세 즉 압살적 조세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