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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IT업계는 ‘세대교체 중’…창업 1세대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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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IT업계는 ‘세대교체 중’…창업 1세대 퇴조

도시(트위터), 베조스(아마존), 게이츠(MS) 등 1세대 창업자들 경영일선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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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로이터

페이스북과 함께 글로벌 소셜미디어업계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트위터의 잭 도시 창업자가 최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인도계 출신 기업인에게 바통을 물려줬다는 점에서 미국 IT 업계에 대한 인도계 출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도시가 트위터 총수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또 한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일으킨 스타트업을 오늘날 글로벌 IT 대기업으로 끌어올리는 과업을 달성한 1세대 IT 창업자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는 현상의 일부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더버지는 미국 IT업계 창업 1세대의 퇴조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 2000년 CEO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물꼬를 트기 시작했고 도시 트위터 창업자의 CEO직 사퇴로 본격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경영일선에서 후퇴하기 전까지 진행돼온 주요 IT 대기업 최고 경영진의 교체 현황을 짚어봤다.

더버지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처럼 지주회사 메타를 세워 대대적인 변신을 모색하는 등 CEO 역할을 여전히 강하게 유지하는 예외도 없진 않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1세대 IT 창업자들이 퇴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MS의 빌 게이츠

게이츠가 지난 1975년 창업한 MS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의 자리에 올리고 CEO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지난 2000년의 일이다. 그러나 게이츠가 CEO를 그만둔 뒤에도 회장직을 유지했다는 그가 실제로 MS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시점은 회장 자리도 내려놓은 2008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이츠는 그 이후 명목상 유지했던 MS 이사회 이사직마저 지난해 완전히 정리하고 자선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자신이 창업했으면서도 CEO 자리에서 쫓겨난 적도 있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팀 쿡에게 CEO직을 물려준 것은 2011년의 일이다. 애플이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고속질주하던 상황이었지만 앞서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는 등 잡스가 경영일선에 머물기는 건강상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잡스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했고 쿡 CEO도 경영 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총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애플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총수 자리에 오른지 10년이 지난 쿡 CEO가 향후 10년간 CEO 자리를 유지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애플은 명실상부한 세대교체를 머잖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지난 1998년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을 함께 창업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은 지난 2015년 인도계 기업인 순다 피차이에게 구글 CEO 자리를 물려주면서다. 이들은 당시 설립된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에서 CEO를 맡았지만 이 마저도 2019년 피차이에게 넘겨주고 알파벳 이사회 이사 자리만 유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을 세계 최대 이미지 기반 소셜미디어로 키운 공동창업자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가 인스타그램의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창업 8년 만인 지난 2018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매각한지 6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인수는 페이스북이 추진한 인수 사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경우로 꼽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의견 충돌이 잦은 끝에 물러났다는 관측이 많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 넷플릭스를 지난 1997년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가 경영일선에 물러난 것은 아니다. 헤이스팅스는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창업 초기부터 책임져온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공동 CEO로 끌어올리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목을 끌고 있다. 콘텐츠로 먹고 사는 기업답게 사란도스의 영향력이 워낙 컸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창업자가 굳이 CEO 자리를 공유하는 경우는 업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헤이스팅스가 사란도스에게 사실상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 8월 아마존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 CEO에게 자리를 넘겨준 것은 무려 창업 27년 만의 일이지만 이미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아마존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베조스가 아마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직접적인 경영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측면 지원에 나서겠다는 점을 베조스는 분명히 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