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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벗어난 금리 인상' 집값 뒷덜미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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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벗어난 금리 인상' 집값 뒷덜미 잡을까

기준금리 0.25%p 인상 '제로금리시대' 마감...주담대 이자부담, 대출한도 축소로 주택거래량 감소 "똘똘한 1채 선호"
"단기 폭락 없을 것" 집값 안정효과 제한적 반론도...매매수요 줄고 보유세 증가로 '전세→반전세·월세' 전환 빨라질듯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
국내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가 위축돼 집값이 숨고르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급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11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째 연 0.5%로 유지해온 기준금리를 지난 8월 0.75%로 인상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0%대’ 제로금리 시대는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는 0.17%, 전세는 0.14% 상승해 전주보다 상승폭이 각각 0.03%포인트, 0.01%포인트 축소됐다. 지난주 0.13% 상승한 서울은 이번주 0.11%로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 23일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된 가운데,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로 집을 마련한 이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지난달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려 부동산 구매 심리를 제약하고, 주택 거래량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되며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는 감소하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고, 현재의 집값 상승세가 금리 인상보다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집값이 단기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실제로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지나친 단순논리”라며 “지금처럼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고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가 이자 부담을 이유로 구입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부 수요는 임대차시장으로 이동해 전·월세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종부세 부담에 집주인이 전·월세 가격을 올려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처럼 금리 인상 부담까지 전가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