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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온라인 마권 반대' 시민단체 핑계 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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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온라인 마권 반대' 시민단체 핑계 대는 정부

김종국 건국대 산학겸임교수 (정책학 박사)

김종국 건국대 산학겸임교수 (정책학 박사)
김종국 건국대 산학겸임교수 (정책학 박사)
지난 19~21일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은 앞주(50%)보다 개방 폭을 넓혀 전체 좌석 80%에 고객 입장을 허용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3주차를 맞아 경마장 입장객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1·2주차에 이어 3주차에도 입장허용 한도를 다 채우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이전 경마장 모든 좌석이 100% 매진되고 입석표까지 팔리던 시절과 사뭇 다른 지금의 모습을 두고 해석들이 엇갈린다.

확진자 증가세가 심해 경마팬들이 좀더 지켜보는 중이라는 해석, 위드 코로나 시작 전인 지난 8월 온라인 발매에 들어간 경륜·경정으로 기존 경마팬들이 옮겨갔다는 해석 등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름아닌 '불법 경마로 이탈'이다.

지난 1년 8개월에 걸친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에 합법경마가 중단된 기간에 기다리다 지친 일부 경마팬이 일본경마 등을 기반으로 베팅하는 온라인 불법경마시장에 발을 들였고, 이들 중 일부가 경마공원 입장이 재개됐음에도 여전히 불법경마시장에 머물고 있다는 해석이다.

학계에 따르면, 도박중독의 80%는 불법도박에서 발생한다. 합법사행산업과 비교해 불법도박은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코로나 이전 불법경마시장의 규모는 합법경마와 비슷한 연간 6조~7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회와 업계에서는 경마중단 기간 동안 불법경마시장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불법도박의 90% 이상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불법도박 자체가 베팅 상한이 없고 세금이 없다는 '매력'을 갖지만, 접근성·편의성이 높다는 것이 더 큰 '강점'이다.
이같은 불법도박 문제는 경마뿐 아니라 로또·스포츠토토·경륜·경정 등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경마를 포함한 모든 사행산업은 저마다 합법시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큰 규모의 불법시장을 갖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도박중독예방·상담센터 '유캔센터'에는 경마고객의 상담이 많지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운영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한도관)에는 스포츠토토 고객의 상담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포츠토토는 학교에서 청소년 이용 문제, 편의점 등에서 미성년자 구매 문제가 집중 제기돼 왔다.

지난 8월 시작한 온라인 경륜·경정 발매 서비스 '스피드온'은 최초 회원가입 시 본인의 직접 영업장 방문 없이도 온라인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마사회가 미성년자 접근 차단을 위해 본인(성인)이 직접 경마장을 방문해야만 회원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발매 방안을 수립해 놓은 것과 비교된다.

그럼에도 로또·토토·경륜·경정은 온라인 발매는 물론 도박중독 문제에서 놀라울만치 조용하다. 로또·토토는 아무런 공론화 과정이나 사회 합의 없이 온라인 발매가 도입됐다.

경륜·경정은 체육발전과 국민여가증진, 2030세대의 호응을 얻는다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온라인 발매를 적극 추진했다.

반면 경마는 도박중독 위험이 크고 국민의 거부감이 크다는 주장만 ‘확대 재생산’되며 온라인 발매가 금지돼 있다.

한쪽(경마)에서는 과도한 우려로 온라인 발매를 가로막아 오히려 불법시장이 커지는 반면, 다른 한쪽(로또·토토)에서는 거의 규제가 없어 불법시장이 커지는 상황이 방치돼 있는 셈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사감위 조사통계를 근거로 사행산업 중 경마의 도박중독률이 유독 높다고 주장하지만, 사감위의 조사통계는 그 조사기법에 심각한 오류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질의에 "(정부 내) 실무회의에서 반대가 심하고 경마는 경륜·경정보다 규모가 크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홍 부총리의 답변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발언으로, 사행산업이나 도박중독에 홍 부총리의 이해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박은 특정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더 중독 위험이 높은 것이 아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각 부처의 서로 다른 사행산업에 규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조율하는 것이 사행산업을 건전화하고 국민 여가활동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