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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들 코로나발 거주지 대규모 이동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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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들 코로나발 거주지 대규모 이동 없었다

지난 1947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인의 이주 추이. 사진=미인구조사국/AP통신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47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인의 이주 추이. 사진=미인구조사국/AP통신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인이 주거지를 대거 옮기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제가 널리 확산된 결과 미국 내에서 대규모 이주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도시→전원지역 이주 빼고 전체적으로는 감소


18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인구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사한 미국인이 약 271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8.4%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는 7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3년 전 조사 때는 17% 수준이었다. 이는 미국의 가구 이동이 코로나 사태로 크게 늘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인구조사국은 미국인의 이사율이 지난 2014년부터 감소세를 보여왔다는데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는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구조사국은 도시 지역에서 전원 지역으로 옮긴 미국인의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재택근무제가 널리 활성화되면서 대도시 지역의 기업체에서 근무하던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가 교외 지역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하는 통계로 풀이된다.
미국인의 이주 추세를 추적해온 미국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스테판 휘태커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도시권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의 규모가 도시권으로 이주하는 사람보다 많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면서 “특히 물가가 비싼 대도시권에서 탈출하는 현상이 코로나 사태 와중에 두드러졌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미국 전체적으로는 이주하는 사람이 계속 줄었지만 대도시권에서 외곽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만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면서 이같은 추세는 올 2분기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여파로 결혼율, 출산율 낮아진 것도 원인


일반의 예상과 달리 지난해외 올해 사이 미국인의 이주 건수가 이처럼 감소한 배경 가운데 하나는 결혼이나 출산처럼 이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경우가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뉴욕 퀸즈칼리지의 앤드류 베버리지 사회학과 교수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사율이 급격히 감소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면서 “당시에도 금융위기의 여파로 결혼율과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AP에 따르면 인구 노령화도 이사율 감소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주거지를 옮기는 경향이 낮기 때문이다.

AP는 “오히려 코로나발 경기 침체 속에 원격근무가 활성화된 결과 섣불리 이사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