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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출신’ 서울 기초단체장, 공공주택 건립 반대 기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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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출신’ 서울 기초단체장, 공공주택 건립 반대 기류 확산

은평구청장, 녹번동 혁신파크부지 내 ‘반값 아파트 공급’ 강력 반발
강남구‧송파구청장도 서울의료원‧성동구치소 부지 내 공공주택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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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녹번동 소재 서울혁신파크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맵 로드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서울 기초자치단체체장들이 관할구역 내 공공주택 건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시와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여당 소속인 이들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 기조에 반기를 든 이유로 시장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표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10일 인사청문회 중 공공주택 후보지로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부지를 꼽은 데 대해 “도시 기능은 외면한 채 주택 공급에만 급급한 잘못된 발상”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며 강남구 세텍(SETEC) 부지와 수서 공영주차장 부지, 은평구 불광동 혁신파크 부지 등을 후보지로 꼽았다.

서울혁신파크는 지하철 3호선 불광역 인근 옛 질병관리본부 부지(11만234㎡)를 지난 2015년 서울시가 매입해 현재 236개의 단체가 입주해있는 사회혁신기능 집적 단지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에서 상업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대규모 부지인 서울혁신파크에 일방적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이제껏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견디며 혁신파크 개발만을 기다려온 은평구민을 무시하는 처사”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공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구청장은 “공공주택 건립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은평구가 도시기능을 유지하고 자립경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강조하는 강남북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서울혁신파크는 지역성장 동력 클러스터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옛 서울의료원 부지도 공공주택 건립 세부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들과 관할 구청장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의료원 북측 용지에 공공주택 건립을 허용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양도하는 남측 용지에 지을 건물도 연면적 20~30%엔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당초 잠실~삼성동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에 포함돼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외에는 주택은 지을 수 없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18년 12월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해당 북측 부지에 공공주택 800가구 건립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정부는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목표 공급량을 3000가구로 대폭 늘렸다.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서울시 방안에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공급 대신 상업시설을 확충해 국제교류 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최근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3000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이 부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만큼 원안대로 개발돼야 한다”고 서울시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또 다른 후보지인 성동구치소 부지의 관할구인 송파구 상황도 비슷하다. 옛 성동구치소 부지는 당초 민간분양 공동주택과 함께 문화체육복합시설 등의 조성 계획이 추진돼 왔지만 서울시가 토지임대부 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일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난달 초 옛 성동구치소 용지 철거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 “옛 성동구치소 용지에 문화체육복합시설 등을 조성하는 원안이 유지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절차상 법률 문제가 있다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요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관할 구역 내 공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 세 구청장 모두 여당(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 확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시내 공공주택 공급 계획은 당초 서울시가 아닌 정부의 8.4 주택공급정책에 의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당 출신 구청장들의 관할구역 내 공공주택 건립 반대 목소리가 짙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해당 문제가 정치적인 이슈와 맞물려 지자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서울시민들”이라고 우려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