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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 관리자’ 새 직업으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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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 관리자’ 새 직업으로 뜬다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올라 있는 페이스북 재택근무 관리자의 프로필. 사진=링크드인이미지 확대보기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올라 있는 페이스북 재택근무 관리자의 프로필. 사진=링크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 문화가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키고 있다. 가칭 ‘재택근무 관리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택근무제로 일하는 직장인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지원하고 관리해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아직은 새로운 흐름이라 명칭은 재택근무 관리자, 탄력근무 담당 부사장 등 조금씩 다르지만 재택근무 사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다.

기업의 인사업무가 재택근무제의 확산으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재택근무 관리자 도입 기업 늘어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파일 공유 플랫폼 드롭박스 등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가세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통상 재택근무 관리자 또는 원격근무 관리자로 불리는 이 직책을 맡는 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많다.

재택근무자들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인력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신해 처리해주거나 지원해줘야 할 서류 작업이 상당하다. 원격근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택근무자의 인터넷 환경에 문제가 없도록 살피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주는 일도 필수적인 업무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장비나 물품도 지원해줘야 한다.
미국 굴지의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오하이오주 소재 클리브랜드클리닉의 애슐리 레이더는 지난 2월 이 병원의 재택근무자 관리자로 채용됐다. 이 병원에서 원격근무 담당 직원을 뽑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병원에 속한 직원 8000명 가운데 10% 이상이 재택근무제나 탄력근무제로 일하고 있는데 이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일이 레이더의 담당 업무다.

레이더는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제로 직장생활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재택근무 관리자가 생각하거나 창안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이 직책은 코로나 사태에만 잠깐 유지하는 직책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유지되는 직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시간이 한참 흐르고나면 재택근무라는 표현 자체가 사라지고 재택근무가 그냥 근무를 의미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직원뿐 아니라 사용자에도 이점


재택근무 관리자가 하급직은 아니다. 임원급에 속하면서 재택근무자들을 관리하는 직책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인사관리 전문가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원격근무 방식이 존재했지만 재택근무만 전적으로 담당하는 임원직이 생겨난 것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택근무 관리자는 필요성이 명백하기 때문에 생겨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카펠리 교수는 “원격근무 인력의 비중이 큰 기업에서는 물류 개편, 사내 문화 고취, 업무실적 관리 등의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인재관리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관리자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인재를 잡아두면서 회사를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택근무 관리자를 두는 것은 재택근무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소프트웨어업체 기트랩에서 지난 2019년부터 원격근무 담당 임원을 맡아온 대런 머프는 “재택근무는 직원들에게도 이점이 있지만 고용주 입장에서도 인재를 영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현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전제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용이하다는 얘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