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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굴기 갈 길 멀다…ASML, 인텔,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태계 진입 장벽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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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굴기 갈 길 멀다…ASML, 인텔,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태계 진입 장벽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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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근 수년간 치열해진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기술 자립을 위해 반도체 독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독자적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중국이 관련 첨단 기술을 보유한 선두권 업체들의 도움이 없이는 목표 달성이 힘들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치열해진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기술 자립을 위해 반도체 독자 개발에 힘을 쏟았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국 반도체를 선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8월 바이두는 2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쿤룬 2(Kunlun 2)를 출시했다. 이번 주 알리바바는 서버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반도체를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가하면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Oppo)도 자사 단말기에 사용할 고급 프로세서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을 통한 반도체 자급자족을 노리는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 대만 등의 반도체 선두업체들에 대한 의존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절감하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의 반도체 전문가 피터 핸버리(Peter Hanbury)는 CNBC에 “중국이 반도체 자급 수준을 높이고 있지만, 이 수준은 아직 낮은 단계”라며 “일부 기술을 활용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적재산권, 제조, 장비, 원료 등 여러 부문에서 중국의 세계 기술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일례로 알리바바가 공개한 이티안 710(Yitian 710)은 영국 반도체 회사인 Arm의 설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인 5나노미터 공정에 기반하고 있다. 바이두의 쿤룬 2는 7나노미터 공정에 기반을, 오포는 3나노미터을 개발 중이지만, 이런 수준의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능력을 구비한 회사는 중국 내에 없다.

중국이 설사 일부 분야에서 기술 진보를 이뤘더라도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 3개 회사에 의존해야 한다고 CNBC는 지적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 SMIC는 여전히 생산 기술 측면에서 이들 반도체 선두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핸버리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태계는 복잡다기해 광범위한 기술과 역량을 뛰어넘은 자급자족체제를 짧은 시간에 구축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극복할 대상은 투자비용은 물론, 기술 전문성과 축적된 경험과 관련된 방대한 문제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지닌 각국의 정부들도 반도체 생산 기술을 매우 전략적이고 중요한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일례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와 연구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기업도 적극 호응해 인텔은 지난 3월 미국 내에 2곳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 집중된 공급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미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제조를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관련 생산시설과 기술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노력도 적극적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은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독자적으로 구비하려는 중국의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단계들이 많이 남았다는 게 세계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