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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지평선, 수평선만 보이는 끝이 없는 길과 글로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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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지평선, 수평선만 보이는 끝이 없는 길과 글로벌 도전

새만금방조제의 시작과 끝에 같이 선 모두가 위너(WINN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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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전무님! 너무 힘듭니다. 까마득히 지평선이 보이는 데 끝이 없습니다"

"그래도, 끝이 있다고 생각하고 걸으니 그나마 낫습니다. 한편으로는 재미있는데요"

세상을 보는 눈은 달랐다. 그래서 재미있는 세상이다

지난 8일 가진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과정 국내 연수 중에 한 팀워크 훈련에 대한 반응이다. 1년의 동남아 진출 연수과정을 시작한 지 40여 일 되는 시점에 아웃도어(Outdoor)훈련을 새만금방조제에서 했다. 전북 부안군에서 고군산 열도를 거쳐 군산에서 끝나는 방조제 33km를 걸어서 갔다. 5~6명을 한 팀로 해 걸으면서 중간 지점에서는 몇 가지 팀활동의 미션도 주었다. 단체 줄넘기, 몸으로 글자 표현하기, 좋은 사진 남기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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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조제에 난 동서도로 모습. 사진=새만금개발청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그런 중에 세상을 보는 눈과 생각의 차이가 나는것을 본다. 어른들의 눈에는 엄청난 일을 했다는 평가도 가능하고 젊은 친구들이 그 정도 가지고 대수냐라고 할 수도 있다.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더 가혹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취업과 성공을 위한 길에서 이런 훈련은 이젠 한국 사회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같이 하는 팀워크 차원의 의미를 부여하며 남다르게 설계된 훈련활동이다.

다행인 것은 하늘에 구름이 두껍게 덮여 덜 뜨거웠다는 점이었다. 바닷바람의 시원함이 여느 때와 달랐다. 좋은 경치를 볼 수 없으니 오로지 수평선, 지평선만 끝없이 눈에 들어왔다. 무사히 마친 안도의 마음으로 글을 쓰지만 늘 이런 프로그램에 부담을 느낀다. 진행자가 가지는 '통증(痛症)'이다.

극기(克己)는 복례(復禮)이다. 자기를 이겨야 베풀 수 있다.

해마다 두 가지 팀워크 훈련을 했다. 하나는 높이 1100미터인 월악산을 수직으로 등정하는 것이고 하나는 한강을 잠실에서 행주산성까지 약 30km거리를 수평으로 걸어서 가는 훈련이었다. 높이와 길이로 극기(克己), 즉 힘든 것을 극복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방역차원에서 팀원들과 오가는 길의 다른 사람들과 교차되거나 휩쓸릴 가능성을 원천 배제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한 코스가 33km의 새만금 방조제 걷기 훈련이었다. 몇 가지 의미를 두었다.

첫째, 빤히 보이는 지겨운 과정에 끈기를 키우며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이다.

둘째, 힘든 과정에 동료들의 팀워크가 있으면 가벼워진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세째, 단순 분위기를 바꿔 보고 남다른 경험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신체든 정신이든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더 이상 어떤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극기복례(克己復禮)의 의미를 새겨본다.

우리 땅의 멋진 모습과 동남아 국가 기회 연계

여의도의 140배 규모의 육지가 새로 생긴 한반도의 지도를 바꾼 대역사(役事)를 날씨 탓에 볼 수가 없다는 게 여간 안타깝지 않았다. 잔뜩 낀 구름이 시야를 막았기 때문이다. 전후좌우를 둘러보아도하늘과 맞닿아 있는 수평선과 지평선만이 보였다.

"가는 길이 빤히 보이니 더 지겨워서 오히려 굴곡이 있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두 명이 지쳐서 더뎌지니까 팀 전체가 늦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보조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힘이 들 때 누군가 노래를 부르자고 해서 같이 합창하고 가니까 조금 쉬워졌습니다"

"걷기가 힘들 때 힘을 조금 내어 뛰어 보니 오히려 피로가 좀 풀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힘든 상항을 넘기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가는 듯했다.

생각지도 못한 의미있는 평가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한 명의 연수생이 나와서 코멘트를 했다.

"모두가 훌륭했습니다. 1등팀과 꼴찌팀도 있었고 성적도 중요했습니다. 1등과 꼴찌 사이에 10분 정도 차이가 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완주했다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걷기 1등이 다른 것도 1등이 되리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역량에 따라 분야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더라도 지치지말고 끝까지 완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연수의 끝일지, 취업과 일정기간 근무의 끝일지, 창업해서 돈버는 끝일지, 아니면 인생의 끝일지 모르지만 어디든지 다 같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의미있는 코멘트에 따뜻한 박수로 마무리됐다.

필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10년, 20년 후에 여러분의 사업장이 새만금이라는 이 땅에 건설되는 꿈을 꿉시다. 동남아나 새만금을마주보는 중국을 겨냥하는 전진기지에서 활약하는 나의 모습도 상상해 봅시다"

그러고나니 힘들어 까무러칠 지경이었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다른 일로 조금 늦게 합류해 3분의 2밖에 걷지 못했는 데도… 같이 파이팅 해준 연수생들이 대견했다.

누가 귀띔을 해주었다. 이 새만금 방조제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대우건설'이 공사한 것이라고…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