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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드 코로나' 출발, 외국처럼 경마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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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드 코로나' 출발, 외국처럼 경마장에서

김종국 건국대 산학겸임교수(정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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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건국대 산학겸임교수(정책학 박사)
해마다 전세계 관광객 15만 명이 찾는 호주 멜버른 컵(Melbourne Cup) 경마대회가 올해는 유(有)관중으로 전환된다.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는 오는 11월 2일 멜버른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리는 멜버른컵 메인경기 개최일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관중 1만 명의 경마장 입장을 허용한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세계 4대 경마대회인 호주 멜버른컵 메인경기 당일은 호주 국민들이 모두 일손을 놓고 경기를 시청하기 때문에 '호주가 멈추는 날'로 불리며 호주 국가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무(無)관중으로 치렀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와 실시간 전세계 생중계 덕분에 예년과 별반 차이 없이 정상으로 개최됐다.

그럼에도 빅토리아주 정부는 올해 대회를 유관중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언론들은 많은 지역주민들이 관중 입장의 대회를 환영하지만 일부의 우려와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전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일 빅토리아주는 하루에만 코로나 확진자가 기록 수치인 1965명이나 나왔고, 사망자도 5명이나 발생했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왜 코로나 확산 우려를 무릅쓰고 1만 명이나 운집하는 '유관중 대회' 강행을 결정했을까.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올해 멜버른컵 대회를 '대규모 군중실험(a large-scale trial)'이라 표현하며, "이번 멜버른컵 대회 유관중 개최가 앞으로 몇 달 간 있을 변화에 중요한 신호를 보내주게 될 것"이라고 강행 의미를 설명했다.

11월 5일께로 예상되는 빅토리아주의 백신접종 완료율 80% 도달에 맞춰 멜버른컵 유관중 개최가 지역경제를 회복하고 일상생활로 정상화하기 위한 '실험성 이벤트' 역할을 맡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 발언이었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멜버른컵 유관중 개최라는 '대규모 집단면역실험' 이후에 영화관·체육관·교회·미용실 같은 지역 내 다른 소규모 사업장으로 '유관중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멜버른컵 유관중 대회를 안전하고 성공을 거둔 행사로 치름으로써 '건강 패스(Health Pass)'라 불리는 백신접종 혜택의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코로나19의 사회 불안감 해소, 지역사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유도, 멜버른이 코로나로부터 개방되고 있음을 호주와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지난 2일 한국마사회 소속 경주마 '닉스고'가 우승한 루카스 클래식 스테익스 대회가 열린 미국 켄터키주 처칠다운스 경마장, 이튿날인 3일 제100회 개선문상 대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 롱샴 경마장도 '건강 패스'를 지닌 관람객이 제한 없이 입장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오는 11월 6일 닉스고가 출전할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 대회도 많은 관중의 입장 속에 열릴 예정이다.

사실 이같은 '대규모 집단면역실험'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이뤄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지난 2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봉쇄된 적이 없었다. 출퇴근 시간마다 '지옥철'은 여전하다. 전통시장과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하철 승객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뉴스를 본 적은 거의 없다.

우리 정부는 11월 9일께 '위드(with) 코로나'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처럼 대규모 경마장에서 시작해 소규모 영업장으로 확대하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눈여겨 보고 참고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어야 해 집중 규제를 받았던 외식업은 물론 방역당국의 핵심타깃이 됐던 교회·경마장 등 '주요 피해 다중시설'을 중심으로 먼저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길 바란다.

그래야 그동안 불균형한 방역지침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해당 시설의 영업주와 고객들의 반발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주장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