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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뉴욕증시 혹독한 10월되나... ‘세 마리의 회색코뿔소’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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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뉴욕증시 혹독한 10월되나... ‘세 마리의 회색코뿔소’ 경계하라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 사진=로이터

“뉴욕 주식시장 추가 하락시킬 세 마리 회색코뿔소를 경계하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출렁거리며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잔인한 9월보다 더 혹독한 10월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낙폭을 키우던 뉴욕증시가 미국 제약사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먹는 알약을 내놓으며 지난주 급반등했지만, 변동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얘기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급반등을 뒤로하고 4일(현지 시각) 또 3대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4% 폭락하며 1만4255로 장을 마감했다.

일부에서는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재연 가능성을 언급하는 전문가도 있다. 블랙스완이 뉴욕증시에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은 백조’를 뜻하는 블랙 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한 번 나타나면 엄청난 충격을 준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블랙스완과 같은 큰 충격은 아니지만 ‘세 마리의 회색코뿔소’가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보도를 했다.

회색코뿔소는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용어로, 미셸 부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이다.

가장 주목해야할 ‘첫 번째 회색 코뿔소’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에 코로나19로 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방대한 채권매입프로그램을 곧 축소(테이퍼링)하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 적은 돈이 채권으로 이동하면 가격이 하락하여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데이터트렉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연준의 채권 매입 축소가 다가오고 있다”며 “수익률이 곧 1.75%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말했다.

이처럼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특히 기술주에는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관점에서 미래 이익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주식시장 낙관론자인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 교수도 “주식시장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성장주, 무엇보다 기술주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나스닥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가 지목하는 두 번째 ‘회색 코뿔소’는 기업이익의 하락이다. 투자자들이 주식에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로 기업이 수요를 충족하기가 어려워지고 재료와 노동 비용이 높아져 이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S&P500 기업의 3분기 총 이익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는 0.8% 하락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도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2주 앞으로 다가온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 가능성을 우려하며 부채한도 상향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에 비협조적인 공화당을 맹비난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현재 28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하려는 의회 표결에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만에 하나 채무불이행 사태가 닥치면 미 경제는 물론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미국의 사상 초유의 디폴트 사태는 회색 코뿔소가 아닌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중국의 헝다그룹 부채 문제도 뉴욕증시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악재로 꼽히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