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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한국, 탄소중립 5년 더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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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한국, 탄소중립 5년 더 앞당겨야"

‘탄소제로’는 틀린 표현…‘탄소중립’ 또는 ‘넷제로’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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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ESG(환경·책임·투명경영)의 첫 번째 단어인 환경과 관련해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net-zero carbon dioxide emissions)은 매우 중요하다. ‘탄소중립’이 정확한 표현이고, ‘탄소제로’는 조금 부정확한 표현이다. 그런데 국내 일부 언론과 일부 기업 등에서는 ‘탄소제로’를 ‘탄소중립’과 같은 의미로 쓰고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늘려 실질적인(net)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든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넷제로를 탄소중립과 같은 의미로 쓰는 것은 맞는 표현이나 탄소제로를 탄소중립과 칸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다소 틀린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2030년까지,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밝혔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20년이나 뒤진 목표를 내세운 건 선진국으로서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5일 처음으로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3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2760만t으로 OECD 회원국 중 5위이다. 산림 등으로 탄소 흡수까지 포함한 순 배출량은 6억8630만t이다. 이 때문에 해외 여러 나라와 국제 환경단체로부터 ‘기후악당국’(4대 기후악당 국가 중 하나)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한국은 100점 만점에 28.5점이다). 이 오명을 벗기 위한 우리나라의 계획이 지난 8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기상이변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기존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발전으로 탄소 배출은 줄이고, 탄소 흡수는 늘리는 방안이다.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은 2540만t으로 예상한다. 1안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를 최소한 2050년까지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대신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거나 다른 물질로 활용하는 기술(CCUS)로 탄소 9500만t을 흡수하는 계획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발전을 중단하는 대신 LNG 발전은 유지하는 방안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의 보급 비율은 1안과 2안 모두 전체 차량의 76% 이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이 0(제로)인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안이다. 정부가 목표한 ‘탄소 중립’에 부합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는 석탄발전과 LNG 발전 모두 중단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수소 발전에서도 석탄 등에서 추출한 ‘추출 수소’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온 ‘부생 수소’를 사용하지 않고, 물·전기 분해 방식의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 운송 수단 부문에서도 1, 2안과 달리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 보급 비율을 97%로 정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3가지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9월까지 ‘탄소 중립 시민회의’ 등을 통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는 다른 가정과 전제에 따른 다양한 미래 모습을 제시하고자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했으며, 세 가지 안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약 두 달간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정부는 최종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10월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글로벌 4대 빅테크 기업들이 기업 경영에서 ‘탄소중립’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기업들은 “10년내에(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탄소 배출권을 자발적으로 매입하여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0’으로 만드는 일이다. 제품 생산, 수송, 데이터센터 운영 등 에너지 집약적인 기업 활동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통해 탄소배출을 최소화 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 유럽 국가들이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정부가 30년 후인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너무 느슨하다고 판단된다.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가 적절한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필자 의견으로는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를 5~10년은 더 앞당겨서 2040~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국내기업들도 탄소중립 목표를 세워서 발표해야 한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