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구본준 회장 이끄는 LX세미콘, 주가 급등에 휘파람

공유
3

구본준 회장 이끄는 LX세미콘, 주가 급등에 휘파람

주가 1년 새 3배 급등...LX세미콘, 그룹 주력 계열사로 우뚝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홀딩스이미지 확대보기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홀딩스
구본준(70·사진) LX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계열사 LX세미콘 덕분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은 LX그룹이 있는 광화문 그룹 집무실 외에 강남구 양재동에 있는 LX세미콘에도 집무실을 열었다. LX세미콘은 LG그룹 계열 실리콘웍스가 LX로 편입된 후 바뀐 이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개인 사무실을 열어 LX세미콘을 수시로 들러 회사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그룹 총수가 본사 외에 계열사에도 집무실을 두고 해당 회사 사업을 꼼꼼하게 챙기는 일은 흔치 않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 양재캠퍼스는 회사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을 비롯해 반도체 칩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구 회장이 LX세미콘 사업에 관심이 많고 향후 반도체를 그룹 핵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빅픽처’를 그리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구 회장이 이처럼 LX세미콘을 챙기는 또다른 이유는 이 업체 실적이 올 들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8548억 원, 영업이익 154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73%에 이른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 한해 전체 영업이익보다 64% 더 많다.

이에 따라 LX세미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급증한 3114억 원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LX세미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9.32% 늘어난 340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LX세미콘 실적이 올 들어 급증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업종인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화소를 조절해 영상을 구현하는 반도체)이 품귀현상을 빚어 LX세미콘 영업이익률은 2019년 5.4%에서 지난해 8.1%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에 21.3%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LX세미콘 주가도 9월 9일 종가 기준으로 12만400 원을 기록해 1년 만에 3배 가량 치솟았다.

LX세미콘 영업실적. 자료=LX홀딩스이미지 확대보기
LX세미콘 영업실적. 자료=LX홀딩스

LX세미콘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미국 정보기술(IT)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비행시간 거리측정 3차원(3D) 센싱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비행시간 거리측정 3D센싱기술은 피사체를 향해 보낸 광원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3D센싱 기술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등을 활용해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하는 기기에서 공간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DDI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LX세미콘은 MS와 협력해 3D센싱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지 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꾼 후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다. 이 반도체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뿐 아니라 스마트TV, 자율주행차에 사용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수요에 발맞춰 첨단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모습"이라며 "이를 통해 DDI에 머물지 않고 ‘차세대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로 불리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 반도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자동차 전장(전자장치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LX세미콘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 설계 회사로 키운다는 게 구 회장의 사업 목표라는 얘기다.

구 회장은 소문난 ‘반도체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85년 LG반도체 전신이었던 금성반도체를 시작으로 LG반도체 대표이사, LG LCD 대표이사를 지내며 그룹의 첨단 부품 산업을 육성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반도체 관련 전문 지식을 쌓은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구 회장이 LX세미콘을 육성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은 DDI 지난해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8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LX세미콘은 그동안 제품을 주로 LG디스플레이에 납품했지만 이제 LG그룹 품을 떠난 만큼 LG계열사가 아닌 삼성전자와 해외 모바일 업체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