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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0주년 조폐공사, 세계일류 보안·인증기업 '大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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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0주년 조폐공사, 세계일류 보안·인증기업 '大변신'

한국전쟁중 부산서 중고기계로 화폐 인쇄제작 출발...아날로그시대 신용사회 구축 기여
디지털시대 위변조 방지 첨단기술 도입 신사업 확장...최대수출·7년연속 최고매출 성과
블록체인 등 보안·인증 지재권 905개 확보 "화폐 없는 사회에 역할·위상 더 높아질 것"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1천원권 지폐를 찍어내고 있는 장면. 사진=한국조폐공사 홍보동영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1천원권 지폐를 찍어내고 있는 장면. 사진=한국조폐공사 홍보동영상
'우리나라 돈(화폐)을 만들어 내는 제조창' 한국조폐공사가 오는 10월 1일로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 1일 부산 동래의 허름한 목조건물에서 출발한 조폐공사가 숱한 질곡의 현대사를 거쳐오면서 국가경제를 보존하는 혈액에 해당하는 화폐(은행권)를 포함해 수표·유가증권 등을 차질없이 제조·공급함으로써 신용경제 기반의 대한민국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70년 세월을 묵묵히 이겨내고 21세기 디지털 세계의 도래를 맞은 조폐공사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의 화폐 제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신사업과 새로운 수익 포트폴리오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흐름에 앞장 서 올라타고 있다.

◇한국전쟁 중 출범한 조폐공사, 아날로그시대 거쳐 '디지털 경제 대전환' 주역 담당

1951년 부산에서 창립 당시 한국조폐공사 건물 모습. 사진=한국조폐공사 홍보동영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1951년 부산에서 창립 당시 한국조폐공사 건물 모습. 사진=한국조폐공사 홍보동영상 캡처

조폐공사는 10월 1일 대전 본사에서 공사 창립 70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전쟁 중 한국군이 처음 38선을 돌파해 북진한 날인 1951년 10월 1일 부산 동래구에서 출범한 조폐공사는 허름한 목조건물에서 약 300명의 직원이 낡은 기계 몇 대로 최초의 현대식 화폐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조폐공사가 출범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다양한 화폐와 위조 화폐로 혼란스런 시기였다.

그럼에도 조폐공사는 국가경제의 근간인 화폐를 불량 없이 제조·공급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아날로그 시대 신뢰사회 구축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조폐공사는 특수인쇄기술과 위변조방지기술, 동전을 만드는 압인기술 등을 축적해 은행권은 물론 수표, 증권·채권 등 유가증권, 상품권, 기념메달·주화, 각종 정부 훈·포장 등을 제조해 왔다. 1988 서울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도 조폐공사의 작품이다.

또한 여권·주민등록증·공무원증·복지카드 같은 국가신분증(ID) 제작도 맡고 있고, 골드바 제품도 생산해 금 거래시장 투명화에도 기여해 왔다.

대전에 위치한 화폐박물관의 제3전시실 위조방지 홍보관 모습. 사진=화폐박물관 홍보 체험VR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대전에 위치한 화폐박물관의 제3전시실 위조방지 홍보관 모습. 사진=화폐박물관 홍보 체험VR 캡처

특히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우수성을 자랑한다. 위·변조 방지기술을 적용한 특수보안용지·특수잉크도 개발·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은행권 용지원료인 면 펄프의 수요 확보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면 펄프 전문생산 자회사 '글로벌 콤스코 대우(GCD)'도 운영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만든 은행권용지와 주화 등 화폐 제품은 세계 40여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으며, 면펄프·특수잉크·위변조방지용지는 물론 불리온메달 등 금 제품까지 해외시장을 누비고 있다.

덕분에 조폐공사는 화폐사용량이 줄고 있음에도 다양한 보안·인증분야 신사업 발굴과 수출 확대를 통해 꾸준히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해 왔다.

조폐공사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고, 수출도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조폐공사의 유일한 해외 자회사인 우즈베키스탄 GCD는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과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장식 조폐공사 사장 "세계일류 보안·인증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것"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 사진=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 사진=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를 넘어 종합 인증·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해 디지털 시대 신뢰사회 구축에도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는 포부이다.

조폐공사는 오프라인 신분증으로 본인을 인증하고 지폐와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는 시대를 지나 앞으로는 인터넷·모바일 등 가상공간에서 본인을 증명하고 물건을 구매하며 돈을 지불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디지털 사회에서 '온라인 화폐' 유통과 '온라인 신분증' 발급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변조 방지'가 핵심이다.

조폐공사는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위변조 보안기술과 인증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식재산권 확보에 힘쏟고 있다. 조폐공사 지식재산권은 지난 2016년 628개에서 지난해 905건으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바일 지역상품권과 모바일 신분증, '짝퉁' 방지를 위한 라벨 등 위변조 방지기술, 사물인터넷(IoT) 기반 정보보안모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한국조폐공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한국조폐공사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조폐공사의 변신'은 이미 활시위를 떠난 상태이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로부터 '모바일 신분증·전자서명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조폐공사는 내년 초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2019년 선보인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지역상품권 '착(Chak)'은 현재 70여 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하는 등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상품권 기능뿐 아니라 청년수당·코로나 국민지원금 등 각종 정책수당 지급도 장착해 멀티 플레이어의 기능을 과시한다.

이밖에 조폐공사는 '잠상기법(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리 보이는 압인기술)' 같은 첨단기술도 적용해 예술 가치를 높인 불리온메달 등 금 제품 사업도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로 빠르게 진입할 수록 '화폐 없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조폐공사의 역할과 위상은 오히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업계와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반장식 조폐공사 사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디지털 서비스 공기업으로 전환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신사업 영역 발굴과 기술 혁신에 매진해 조폐공사를 세계일류 조폐·보안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