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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물류대란' 영국, 단기비자로 외국인 화물차기사 대거 들여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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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물류대란' 영국, 단기비자로 외국인 화물차기사 대거 들여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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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로스터셔 로슬리에 있는 주유소에 ‘품절’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전역에서 약 1200곳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최대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일부 주유소를 잠정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BP 계열 주유소뿐 아니라 다른 석유업체들이 운영하는 주유소 가운데서도 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주유하려는 차들이 주유소 앞에서 행렬을 이루는 모습이 최근 들어 영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주유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물류대란이 영국에서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류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화물차 운전기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외국인 취업 문턱 다시 낮출듯

그랜트 샙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 것은 아니므로 동요할 필요는 없다면서 가격 급등을 우려한 공황 구매에 나서지 말 것을 영국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샙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과는 다르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나섰다.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24일 소집한 각료회의에서 영국 정부 각료들은 외국인 화물차 운전기사에 대한 단기 취업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논의했다.

존슨 총리가 화물차 기사 부족 문제로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긴급히 마련할 것을 지시한데 따른 것이었다.

가디언은 “각료들간 의견이 팽팽했으나 외국인 화물차 기사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CNBC는 영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요건이 완화된 단기 취업비자를 통해 최대 5000명까지 외국인 화물차 기사를 들이는 방향으로 영국 정부가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총리실 대변인은 “단기적인 문제의 해소를 위해 매우 잠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를 강행하면서 영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논리로 높였던 외국인의 영국내 취업 문턱을 다시 낮추는 쪽으로 영국 정부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영국 정부는 화물차 기사 부족으로 가장 큰 차질을 빚고 있는 물류업계와 소매업계에서 진작부터 이같은 요청을 받았지만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가디언은 “관련업계의 호소에다 화물차 기사 부족으로 주유소가 문을 닫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을 본 존슨 총리가 개입해 긴급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의 호소

현재 영국에서 주유행렬이 길어지고 마트에서 빈 매대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름과 물건을 나를 화물차 운전기사가 심각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특히 대형화물차를 모는 운전기사가 10만명가량 부족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브렉시트 전에는 유럽 각국에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충분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거 쫓아낸 여파가 지금에 와 충격파를 주고 있는 셈이다.

유럽 각국에서 들어와 일하다 브렉시트가 시행되면서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화물차 기사는 최소 2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소매협회(BRC)는 화물차 기사가 부족한 문제를 앞으로 열흘 안에 해결하지 않으면 올해 성탄절 시즌에 소매업계가 정상 영업을 하기 어려운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영국대형트럭수송협회(RHA)도 10만명의 화물차 운전기사를 추가로 확보해야 현재의 물류대란에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통계청(ONS)는 영국내 마트 10곳 가운데 한곳 꼴로 필수 상품이 바닥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령 때문에 4만건의 화물차 면허시험이 취소되는 등 코로나 방역 문제로 화물차 기사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