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호미 등 농기구를 제작하는 대장간들은 대부분이 영세하고 규모가 작아 지금까지 고물상에서 폐차 고철 부품을 조달해 소재로 사용해 왔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 고객사 삼원강재와 함께 농기구용 소재를 개발하고 공급에 나섰다.
삼원강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폐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고물상을 전전하는 대장간 상황을 알게 돼 포스코에 협조를 요청했다.
포스코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해 농기구용으로 사용되는 소량 제품을 신규로 생산해 공급하기 보다는 기존에 자동차 부품용으로 생산하는 ‘빌렛(철강 반제품)’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 용도로 생산하는 빌렛 가운데 품질이 조악한 일부 제품들은 판매하지 않고 스크랩(부산물)으로 분류해 철강 제조공정에 다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빌렛이 농기구 용도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품질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 대장간에 농기구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본격적으로 농기구용 소재 공급에 나섰다.
포스코가 고객사 삼원강재에 빌렛을 공급하면 삼원강재는 호미를 제작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얇고 평평한 제품으로 만들어 전통 대장간에 공급하는 방식인 셈이다.
포스코 빌렛을 활용한 소재를 새로 공급 받아 농기구를 제작한 석노기 영주대장간 대표는 “최근 아마존 등 해외에서 호미 제품 인기가 많아져 유명세를 탔지만 정작 실질 도움은 포스코와 삼원강재에서 받았다"며 농기구 제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포스코와 삼원강재에 감사를 표했다.
포스코는 이달 빌렛을 사용해 제작한 700여점의 호미와 낫을 영주대장간, 동의보감촌대장간, 연산대장간에서 직접 구매해 포항과 광양 지역 자매마을에 무료로 제공했다.
서상덕 포항시 기계면장은 “포항의 자랑인 포스코의 철로 만든 농기구를 사용해 뿌듯하며 평소 자매마을과 상생하기 위해 애쓰는 포스코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철강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비즈니스 파트너와 동반성장 하는 ‘투게더 위드 포스코(Together With POSCO)’에 앞장설 방침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