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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광해광업공단 출범과 사라진 '해외자원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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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광해광업공단 출범과 사라진 '해외자원개발'

신현돈 인하대학교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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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인하대학교 교수(에너지공학과).
오랜 우여곡절 끝에 15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공식 출범한다. 광업 분야 업무의 전주기를 담당할 수 있는 통합 조직으로 새로 출발한다.

대개 조직의 통합은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분산된 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변화된 새로운 환경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이뤄진다.

4차산업시대와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의 대변혁기에 광물자원 확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고 싶지만 통합의 시작점을 살펴보면 우려되는 점이 많다.

따지고 보면, 광해광업공단의 탄생, 즉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합병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부실에서 출발했다.

정부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과거의 부실 투자로 자본잠식에 빠진 광물자원공사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니, 광물산업 분야의 전주기 기능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고민 끝에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건전한 광해관리공단과 ‘합치는 묘수’를 찾아낸 것이다.

전 세계는 4차 산업시대와 에너지전환시대에 필요한 희토류를 포함한 다양한 주요 광물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광물자원 매장량과 생산량이 많은 일부 국가는 보유자원을 무기화하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이 본궤도에 오르면 향후 주요 광물자원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특히, 미래 에너지원이 수소와 재생에너지로 재편되면 전기자동차·2차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태양광·풍력발전설비 등에 수요가 크게 몰릴 것이다.

이를 위해 구리·코발트·망간·리튬·바나듐·탄탈럼 등 희유금속과 희토류 광물 같은 핵심광물자원의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적폐로 낙인 찍힌 자원개발 공기업은 정부와 정치권의 홀대로 방치된 상태에서 부실은 더욱 심해졌다.

자본잠식 상태의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자원개발 기능이 사라진 채로 광해관리공단과 통합된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새 출발을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정부의 설명처럼 두 조직이 통폐합돼 국가에 꼭 필요한 일을 수행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설된 광해광업공단의 주요업무를 살펴보면 기존의 광해관리공단이 수행해 온 광해방지 업무와 광물자원공사가 수행하던 광물자원 민간개발지원과 개발자금 융자, 전략광물의 비축 업무 등을 담당한다.

업무 통합을 거쳐 결국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을 폐지하는 대신에 희소광물과 전략광물 비축 기능을 확대해 광물자원의 공급망 안정과 비축물량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처럼 정부가 얘기하는 대로 광해광업공단의 비축기능이 수행된다면 과연 4차 산업시대와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따른 광물자원의 수요 증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까 . 기껏해야 1~2개월간의 수요에 대응해 단기 비축만 수행하면 장기적인 광물자원 확보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민간기업이 자체로 필요한 광물자원을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민간기업의 개발지원 기능이 광해광업공단의 업무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민간기업은 초기투자비와 개발 위험성이 크고 개발에 장기간 소요되는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해외자원개발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이 없어진 새로운 공단의 출발은 잘못하다간 광물자원의 장기간 확보를 포기한 채 책임없는 일만 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떤 일에 문제가 있으면 올바른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처방이 뒤따라야한다. 문제가 골치 아프다고 아예 문제를 풀지 않고 지워버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광물자원의 장기 확보를 위한 실현가능한 현실 처방은 해외자원개발 뿐이다. 자원안보 측면에서 국내자원 비축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처방이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에 확보한 생산광구가 천연비축기지의 역할을 할 것이다.

현명한 진단에 어리석인 실행방안이 안되길 바랄 뿐이다.

그 시작은 광해광업공단의 해외자원개발 기능의 실질적 부활에 있다.

(*본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로 글로벌이코노믹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