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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현대차, 3억 명 인도네시아서 전기차-배터리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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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현대차, 3억 명 인도네시아서 전기차-배터리 '두 토끼' 잡는다

현대차-LG엔솔 인니 배터리셀 공장 15일 착공식
2024년 양산 목표...현대차 ‘일본차 텃밭’ 인도네시아 공략 급물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가운데)과 김걸 현대차그룹 사장(앞줄 왼쪽),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앞줄 오른쪽)이 15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회의실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장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 상단)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오른쪽 상단)도 화상 연결을 통해 참석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가운데)과 김걸 현대차그룹 사장(앞줄 왼쪽),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앞줄 오른쪽)이 15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회의실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장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 상단)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오른쪽 상단)도 화상 연결을 통해 참석했다. 사진=현대차그룹
“2억7600만 거대 시장 인도네시아를 잡아라”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는 배터리셀 합작공장 프로젝트가 마침내 막을 올린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15일 인도네시아 가라왕 신산업 단지 합작공장 부지에서 전기차 배터리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이날 착공식에서 "이번 사업은 업스트림(원자재 채굴)이 아니라 다운스트림(기존 제품 개선)부터 시작된다"며 "우리 정부가 다운스트림을 강조했기에 배터리셀 공장을 먼저 짓고 니켈 가공·정제·제련이 뒤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회사가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 배터리셀 공장을 먼저 착공해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관련 전체 투자가 98억 달러(11조4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바흐릴 장관은 "전 세계는 이제 신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바뀌어 화석연료를 버리고 있다"며 "전세계 니켈 매장량 20%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만큼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생산국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국 印尼 배터리·전기차 사업투자 크게 세 개 부문


한국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전기차 사업투자는 크게 세 개 부문으로 나눠진다.

LG에너지솔루션 컨소시시엄의 배터리 패키지 산업,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 배터리셀 현지 생산공장 투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현지 생산이다.

현대차는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생산공장을 짓고 내년 1월 내연기관차부터 생산에 나선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현지 정부와 조율 중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50%씩 참여한 합작법인은 현대차 브카시 델타마스 공장과 멀지 않은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이달 15일부터 짓는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약 10만 평)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 대 분 이상인 10기가와트시(GWh)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두 회사는 2024년 상반기에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생산품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l)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이번 착공과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은 포스코, 중국 최대 코발트·배터리 소재 생산업체가 속한 화유홀딩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 정부와 '패키지 딜'을 협상 중이다.

패키지딜은 니켈 광산 채굴부터 제련, 정제, 배터리 생산, 양극 전구체 산업까지 모두 포함한다. 다만 매장량 확인 등 사업성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전기차-배터리 시장 '블루오션'


인도네시아 자동차제조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에서 하이브리드차(HV) 1378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 34대, 리튬배터리 전기차(EV) 488대 등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 1900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의 완성차 총 판매량은 약 39만 대다.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차량 대부분이 내연기관차이고 전기차 시대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시장은 국내 기업에게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블루오션‘이나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현지에 배터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두 회사 합작공장 설립이 빠르게 추진되기 위해 법인세, 관세, 전기차 관련 세금 등에 대한 각종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함께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요충지를 확보했다”며 “배터리 공장과 가까운 거리에 현대차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두 업체 간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일본차 텃밭‘ 인도네시아 공략 급물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협력은 이른바 ’일본자동차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가 세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한 2억7600만 명 거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공략에 고삐를 쥘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 브카시 공장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서부자바주(州)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77만6000㎡ 부지(약 23만4740평)에 들어선다. 이 공장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등을 연간 25만 대 생산할 방침이다.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전략 모델로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 다목적차량(MPV)을 제조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0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 주력하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현재 일본 완성차 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낼 방침이다.

막무르(Makmur) 현대차인도네시아 생산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의 철옹성을 깨고 인도네시아에서 최대 자동차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