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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차' 도요타 랜드크루저, 1년 이내 재판매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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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차' 도요타 랜드크루저, 1년 이내 재판매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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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전사들이 도요타 픽업 트럭을 타고 카불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QZ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이 철수하자 세력을 확장해 오던 무장 이슬람 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 입성 이틀 만에 대통령궁까지 점령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QZ)는 탈레반이 대통령궁을 점령했을 때 사용된 차량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가 생산한 픽업트럭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은 25년 이상 도요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사용해왔다. 견고한 도요타 차량은 험준한 아프간 지형에 잘 맞고,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냉방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분쟁을 연구하는 아심 엘하그(Asim Elhag)는 도요타 랜드크루저(Land Cruisers)가 개조된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는 시리아, 이라크, 차드, 말리 등 전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 도요타 차량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꼬집었다.

지난 1996년 탈레반이 처음으로 대통령궁을 습격했을 때, 인디아 투데이는 "탄약을 실은 도요타 픽업트럭 하이럭스(Hilux)가 아프간의 수도로 돌진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어 2001년 뉴욕타임스도 도요타 차량들이 "협박과 집행을 위한 이상적인 플랫폼이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탈레반이 발목을 살짝 보인다는 이유로 여성을 구타하거나 수염이 정상 길이로 자랄 때까지 3주 동안 선박 컨테이너에 가둘 때 또는 간통죄나 신성모독죄를 받은 사람을 사형집행을 위해 축구경기장으로 끌고 가기 위해 랜드크루저와 하이럭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은 도요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도요타는 지난 7월 말 탈레반과 같은 제재 대상 단체가 자사의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이한 규정을 만들었다.

최장기 모델인 2022년형 도요타 랜드크루저가 8월 2일 일본에서 4만6500달러(약 5400만 원)에 출시됐다.

이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은 1년 이내에 차량을 재판매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일본 출판물 크리에이티브311(Creative311)은 구매자가 랜드크루즈를 재판매할 경우 딜러라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성명을 통해 "특히 랜드크루저가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데, 출시 직후 일본에서 해외로 차량이 유입되는 것은 물론 보안 규제가 적용되는 특정 지역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이 같은 조치는 순수한 이타주의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불량 국가나 테러리스트 같은 금지된 단체에 도요타를 판매 하는 것은 법적 처벌을 초래할 수 있다.

도요타는 성명에서 "외환법 위반 위험이 있으며 수출처에 따라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주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이 도요타를 획득하는 방법을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2015년 미국 국무부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새로운 픽업트럭을 어떻게 구입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도요타에게 도움을 요청을 했다.

당시 도요타는 "준군사 또는 테러 활동을 위해 차량을 사용하거나 개조할 수 있는 잠재적 구매자에 대한 판매는 금지했지만 도난 또는 재판매된 차량은 추적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쿼츠는 탈레반은 정부를 인수함으로써 아프간의 국고를 다시 한 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 돈으로 새로운 차량을 구매 할 수 있는 자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