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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기업 직장인들이 '구글 급여계산기'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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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기업 직장인들이 '구글 급여계산기'에 주목하는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사진=구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사진=구글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희망하는 미국의 대기업 직장인들 입장에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 이유는 미국 굴지의 IT 기업 구글에서 최근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한 ‘급여 계산기’에 있다. 근무지에 따라 임금을 차별 적용하겠다는 구글 경영진의 생각이 이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구글이 새로 도입한 급여 계산기는 근무지를 변경할 경우 급여가 얼마나 조정되는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직원용 서비스.

아직 초기 단계라 일반화적으로 평가하긴 어렵지만 최근 이 계산기를 통해 확인된 결과는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 사이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처우가 나빠지더라도 재택근무를 계속 하겠다는 사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급여 삭감 폭에 따라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거나 저울질을 하는 사람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

구글의 사례는 재택근무제를 유지할 방침인 여타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먼 지역서 재택근무시 최대 25% 삭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일하는 구글 직원들이 급여 계산기를 돌린 결과라며 로이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많이 떨어진 지역에서 재택근무하는 사원의 경우 최대 25% 수준의 급여 삭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구글의 뉴욕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경우 뉴욕에서 먼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원격근무를 할 경우 15% 수준의 급여 삭감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뉴욕에 있는 구글 사업장에 속해 있고 뉴욕에 거주하고 있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의 경우에는 급여가 전혀 삭감되지 않은 것으로 계산 결과가 나왔다. 구글에서는 똑같은 재택근무라도 회사에서 얼마나 가까우냐가 급여 책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 측도 근무지에 따라 급여를 적용하는 원칙을 확인했다. 구글 대변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구글은 지금까지도 근무지에 따라 급여 체계를 책정해왔다”고 밝혔다.

회사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면서 재택근무하는 사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정책에는 대도시권에서 멀어질수록 주거비가 낮아진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IT 대기업들, 근무지-급여 연동 움직임


로이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려 300km 떨어져 있고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의 경계선에 있는 ‘타호 호수’ 인근에서 재택근무하는 구글 직원이 급여 계산기를 돌린 결과 25%의 급여 삭감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를 주목했다.

이 직원과 비슷한 상황에서 재택근무하는 사원의 경우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정도이던 연봉이 11만2000달러(약 1억3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로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사업장에서 일하는 구글 직원은 약 14만명 규모로 이들이 지난 2분기 올린 매출만 619억달러(약 72조원) 규모다.

로이터는 “구글의 급여 계산기 소식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여타 IT 대기업들에서 재택근무제를 급여 조정과 연동시키는 방안이 폭넓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처럼 규모가 큰 IT 기업들은 재택근무지와 급여 책정을 연동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레딧이나 질로 같은 소규모 IT 업체들은 대체로 연동하지 않는 분위기다.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캠퍼스의 제이크 로젠펠드 사회학과 교수는 “구글은 재택근무자에 대해서도 똑같은 급여를 지급해왔다”면서 “구글이 지급 능력이 모자라서 재택근무자의 급여를 조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