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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중남미에 K-건설 깃발 심고 '에너지플랜트 강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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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중남미에 K-건설 깃발 심고 '에너지플랜트 강자' 도약

2006년 칠레 ‘첫 입성’, 건설업계 최초 중남미 에너지시장 진출
칠레페루 수주액만 4조 이상...대륙 전체 21개 프로젝트‧11조 성과
철강‧에너지플랜트 기술력에 다수 해외시공 노하우 축적이 성공요인

포스코건설은 해외시장 다각화에 성공한 대표 건설사로 꼽힌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시장에 집중해 해외수주에 나설 때 중남미 시장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으며, 이제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로는 최초로 지난 2006년 12월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포화 상태인 중동시장에 집중하던 타 건설사와는 차별화된 정책을 펼쳐 미개척 유망지역인 칠레·페루 등 중남미 시장으로 과감하게 눈을 돌렸다.

2006년 칠레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하며 중남미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포스코건설은 이후 현재까지 중남미에서만 11조 3000여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남미 에너지플랜트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칠레 화력발전사업 수주로 중남미시장 '상륙'


포스코건설이 지난 2011년 수주한 브라질 CSP제철소의 전경. 사진=포스코건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건설이 지난 2011년 수주한 브라질 CSP제철소의 전경. 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중남미 국가의 에너지플랜트 건설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은 2006년 칠레에서 수주한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이다.

당시 칠레는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 국가였다. 환경 규제가 엄격해 원자력발전소도 짓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규 발전소 건설도 많지 않아 포스코건설은 칠레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포스코건설은 당시 이 사업 수주 과정에서 세계 유수 기업인 프랑스의 알스톰과 SNC-라발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당시 국내 건설사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곳에서 포스코건설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힘겨운 수주경쟁을 벌였고 결국 수주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의 수주는 단지 해당 프로젝트에만 그치지 않고 엄청난 성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 수주 전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사가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일괄 수행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벤타나스 화력발전소 EPC공사를 따내며 포스코건설만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려 종합 EPC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2008년 ‘캄피체·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 2010년 ‘산타마리아 석탄화력발전소’, 2011년 ‘코크란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하며 칠레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신흥강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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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칠레에서 보여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9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페루 에너지시장에 진출해 2년 연속으로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현재까지 포스코건설이 칠레와 페루에서 수주한 에너지 플랜트 규모는 총 4조 원을 넘어선다.

2007년 멕시코 CGL공장을 시작으로 2011년 5조 원 규모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을 따냈다. 브라질 제철소 사업은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제철플랜트 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2016년에도 파나마에서 EPC 턴키(Turnkey) 방식으로 수주한 7971억 원 규모의 ‘콜론 복합화력발전소’는 파나마 전체 발전량의 23%를 생산하는 380메가와트(MW)급 파나마 최대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와 저장용량 18만㎥ 규모의 파나마 최초 LNG 터미널을 짓는 프로젝트였다. 지난 2019년 종합준공을 완료했다.

파나마 프로젝트는 포스코건설이 2016년 5월 착공해 27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함으로써 가스복합발전 공사분야에서 중남미 최단기간 공사기록을 세웠다. 당시 준공식에는 파나마 대통령, 미국 국무부 차관 등이 참석하며 포스코건설의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치하했다.

파나마에서 구축된 신뢰를 기반으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총 연장 26.7㎞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수주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2100억 원 규모의 ‘안드레스 LNG 터미널 증설공사’도 수주해 중남미 건설 강자로서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철강·에너지플랜트 기술력·발주처 신뢰 구축 '수주 밑거름'

2016년 포스코건설이 EPC 턴키(Turnkey) 방식으로 사업권을 따낸 7971억 원 규모 ‘콜론 복합화력발전소’의 파나마 콜론 LNG터미널 프로젝트 현장. 사진=포스코건설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포스코건설이 EPC 턴키(Turnkey) 방식으로 사업권을 따낸 7971억 원 규모 ‘콜론 복합화력발전소’의 파나마 콜론 LNG터미널 프로젝트 현장. 사진=포스코건설

회사 측은 중남미 시장에서 잇따른 성과를 올리고 있는 이유로 철강·에너지플랜트 부문 기술력과 현지밀착형 전략을 꼽는다.

포스코건설은 40여년간의 포항·광양제철소 건설경험에 따른 철강과 에너지 플랜트의 우수한 기술력과 탄탄한 시공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국내외를 통틀어 제선(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제강(쇳물에 섞인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작업)·연주(불순물이 제거된 액체상태의 철을 응고시켜 중간소재로 만드는 과정)등 일관제철소의 모든 공정에 대해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까지 EPC 턴키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건설사이다.

또한, 일찌감치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해 당시 국내 건설업계의 불모지였던 중남미 에너지플랜트 시장 개척에 나선 점도 포스코건설이 중남미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다수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발주처의 신뢰를 쌓으며 중남미 시장에서 확고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포스코건설의 강점이다.

한 예로, 칠레에서 지진이 잦은 자연환경과 인력들 이직이 잦아 우수 인력의 확보와 유지가 쉽지 않았지만, 포스코건설은 현지 직원들에게 출퇴근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등 현장 근무여건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펼쳐 근로인력을 안정 상태로 유지했다.

더욱이 지역의 축구클럽 지원, 지자체 관계기관과 대화 채널 구축, 공공기관 시설 보수·행사지원, 지역주민의 고용, 지역업체에 수주 기회 제공 등으로 지역사회와 우호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포스코건설은 칠레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완벽하게 조기준공하며 발주처로부터 약 7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은 바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중남미 국가의 깐깐한 현지 노동법과 강성노조, 환경·안전법규 등 악조건 속에서도 철저한 사전 준비와 성실한 대응으로 현지 정부와 발주처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실적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남미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