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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캘리포니아, '베이컨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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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캘리포니아, '베이컨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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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외식업계에서 가장 흔히 판매하는 요리에 속하는 베이컨. 사진=로이터
‘베이컨이 곧 사라질 위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법 하나때문에 돼지고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하면서 쓰고 있는 표현이다. 이 지역에서 돼지고기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주민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동물보호 관련 주민발의안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

◇캘리포니아주 주민발의안 12호

정식 명칭은 ‘주민발의안 12호’, 속칭 ‘돼지고기 법’으로 불리는 이 법규는 동물 보호 차원에서 돼지 사육장, 양계장, 송아지 사육장의 면적을 넓히도록 한 것이 골자.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길러진 돼지, 닭, 송아지의 판매는 금지된다.

문제는 양계 농가나 송아지 농가에서는 사육장 농가를 넓히는 것이 가능하다며 새 법규에 대한 수용 입장을 밝히고 이에 대비해왔지만 돼지 농가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새 제도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데 있다.

주민발의안 12호에 따라 시설을 정비한 곳은 전체 돼지 농가의 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법원이 개입을 해 대안을 제시하거나 주정부가 한시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내년 초부터 돼지고기의 공급이 거의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캘피포니아주 식품농업국에 따르면 주민발의안 12호가 수정될 여지는 전혀 없다.

◇베이컨 가격 60% 폭등 예상

캘리포니아주에서 돼지고기 비상이 걸린 이유는 미국 전체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의 15%가 쓰일 정도로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소재 외식업계와 식품업계에서 매달 소비하는 돼지고기의 양은 2억5500만 파운드(약 12만7500t) 규모지만 지역내 돼지농가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는 4500만 파운드(약 2만2500t)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캘리포니아레스토랑협회(CRA)의 맷 서튼 공공정책 담당국장은 AP 인터뷰에서 “수급 불안이 우려되고 가격 급등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하타미야그룹이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돼지농가가 사육장 면적을 늘리는 작업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민발의안 12호가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경우 특히 베이컨 가격은 60%나 폭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미돼지고기생산자협회(NPPC)의 젠 소렌슨 회장은 “캘리포니아 주민 4000만 명 가운데 상당수는 돼지고기가 밥상에 빠지면 곤란한 라틴계와 아시아계”라면서 “주민발의안 12호 때문에 캘리포니아주에 공급되는 돼지고기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특히 저소득 가정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배리 굿윈 경제학과 교수는 “돼지 농가에서 사육장을 넓히기 위해 시설을 개량하는데 비용은 돼지 한 마리당 3500달러(약 4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소규모 농가의 경우 폐업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주민발의안 12호 때문에 돼지농가의 이합집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