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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국선 전기차 가격 올리면서 중국선 올리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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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국선 전기차 가격 올리면서 중국선 올리지 않는 이유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3.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3.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모델3와 모델Y 등 일부 전기차의 미국내 판매가격을 여러 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반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가격은 올리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현재 테슬라 모델Y의 경우 미국에서는 가장 비싼 모델을 기준으로 최대 5만3990달러(약 62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으나 중국에서 팔리는 모델Y의 가격은 4만2394달러(약 4900만원)에 머무르는 다소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똑같은 전기차에 대한 가격을 이같이 다르게 올리는 배경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의 환경이 다른 점을 이용한 투트랙 전략이 있는 것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윤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대신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북미 시판 모델3·모델Y 가격 10여차례 인상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들어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10여차례나 인상했다.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애초부터 미국에 비해 저렴한 모델Y을 최근 출시해 팔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44%이고 미국의 점유율은 17% 수준이다.

모델Y 롱레인지를 기준으로 보면 올들어 최소 6차례 가격이 인상된 결과 현재 약 62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잇단 가격 인상 조치에다 테슬라의 지난 2분기 판매실적까지 역대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테슬라의 북미시장 분기 이익도 사상 최고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는 중국에서는 전기차 가격 인상에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중국에서 출시한 모델Y와 모델3의 가격을 올린 것은 올들어 한차례뿐이다. 중국에서 시판되는 모델Y의 가격은 그 결과 현재 약 49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거센 추격에다 리콜 문제도 발생했고 일부 차주들이 테슬라를 규탄하는 시위까지 벌이면서 시장을 공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낮은 가격 유지할 수 있는 배경

중국 시장에 공급하는 전기차의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전략은 타당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로스캐피털파트너스의 크레그 어윈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최대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다 미국에서 공급되는 배터리 가격과 중국에서 공급되는 배터리 가격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양국간 전기차 생산원가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쓰는 배터리는 주로 중국 CATL이나 LG 중국법인에서 공급받고 있다.

벤처캐피털업체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공동창업자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때 드는 원가가 낮은 점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전기차의 생산원가는 중국산 전기차의 생산원가보다 3배나 높기 때문에 미국처럼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향후 10년간 이같은 기조를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속가능한 전략인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그러나 테슬라가 언제까지 이런 식의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저가형 모델Y를 계속 밀어붙이는 한 지속가능하게 수익성을 개선해나가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 차주의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낮고 재구매 의사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