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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임금 근로자 일자리 많지만...단칸방 못구할 정도로 임금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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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임금 근로자 일자리 많지만...단칸방 못구할 정도로 임금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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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침대가 들어가는 단칸방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과 주요 저임금 직종의 최저임금 수준. 사진=NLIHC
미국 경제가 뚜렷이 회복되고 있으나 접객업소를 비롯한 저임금 직종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저임금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고용주는 크게 늘었지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근로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고용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불균형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최저 임금으로 일하는 근로자는 단칸방 아파트도 월세로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내 7% 지역서만 단칸방 아파트 구할 수 있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은 곳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전미저소득주거연합(NLIHC)'이다.

NLIHC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머나먼 내집 구하기(Out of Reach: The High Cost of Housing)’의 골자는 풀타임으로 일하는 최저임금 근로자가 일주일에 40시간 일하면서 얻는 소득으로 2인용 침대가 들어간 단칸방 아파트를 월세로 계약하는 것이 가능한 지역은 미국내에 전무하다는 것.

미국 전체의 카운티가 3000곳이 넘는데 이 중에서 불과 7%에 해당하는 카운티에서만 최저임금 근로자가 1인용 침대 하나만 들어가는 최하급 수준의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용 침대를 갖춘 단칸방 아파트를 계약할 수 있으려면 시간당 임금이 24.9달러(약 2만8600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고 2인용 침대를 갖춘 단칸방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20.4달러(약 2만3500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미국 정부가 정한 공정시장임대료(FMR)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최저임금 근로자 한명이 벌어들인 시급에서 주거비로 쓸 수 있는 돈을 전체의 30%로 가정하고 산출한 금액이다.

그러나 비교적인 높은 수준인 비서직과 행정보조직에서 일하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평균 시급마저 20.22달러(약 2만3000원)로 나타나 단칸방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수준에 못미치는 등 대부분 직종의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단칸방 아파트에도 들어가기 어려운 열악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식당를 비롯한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시급은 11달러(약 1만2700원) 수준으로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65달러(약 8800원)로 지난 2009년 정해진 뒤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는 실정.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연방 정부가 채용하는 계약직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7000원)로 인상했으나 일반 기업에 대해선 강제할 수 없다. 오는 2025년까지 연방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올리다는게 바이든 정부의 목표다.

◇주당 89시간 일해야 1인용 아파트 가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걸쳐 1인 침대 아파트를 빌릴 수 있는 돈을 월단위로 보면 평균 1061달러(약 122만원) 수준인데 최저임금 근로자가 월간으로 버는 돈은 377달러(약 43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집값이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최저 시급이 14달러(약 1만6000원) 수준인데 2인용 침대가 들어가는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시급으로 39.03달러(약 4만5000원)를 벌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온종일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일주일에 무려 89시간이라는 살인적인 노동을해야 1인용 침대 아파트라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마르시아 펏지 미국 주택도시개발(HUD) 청장은 최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아파트 아닌 아파트 한칸도 계약할 수 없는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주거에 쓸 수 있는 돈은 노령층이나 장애인 등보다도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HUD에 따르면 주거비 부담에 짓눌려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저임금 근로자의 규모는 미국 전역에걸쳐 7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벌어들이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에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 수입 중 30% 이내에서 주거비를 쓰는게 생계 유지를 위해 바람직한 구조인데 이를 크게 넘어서는 주거비를 쓰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이만큼 많다는 뜻이고 이들이 실직을 하는 등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숙인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라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일자리를 잃어 집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난 사람은 60만명에 육박했다고 HUD는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