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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말산업 누구 탓인가(상) 농식품부 "마사회 소극적", 업계 "장관 고집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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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말산업 누구 탓인가(상) 농식품부 "마사회 소극적", 업계 "장관 고집 때문"

'한계상황' 말산업계, 13일 이어 28일 세종시서 대규모 집회 예정 "온라인 발매 즉각 도입하라"
말산업계 "말산업 위기 책임은 김현수 장관"...농식품부 "마사회 미온적 태도 탓" 회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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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축경비대위) 400여 명이 13일 말과 차량을 대동해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발매 도입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온라인 마권 발매' 법제화 시한의 '마지노선'을 이달 말까지로 보고 있는 말(馬)산업계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정부와 국회를 압박을 가하는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미 말 생산농가 절반이 폐업하고 한국마사회가 차입경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달까지 온라인 발매가 법제화되지 못하면 하반기 국회 국정감사와 여야 정치권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일정이 맞물려 연내 법제화가 물 건너간다는 말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더욱이 정부와 국회의 현재 분위기는 이달 중 '온라인 마권 발매' 법제화 가능성도 낙관하기 어려워 말산업계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나아가 그동안 대응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사태를 코마(coma, 혼수) 상태 직전까지 몰아넣은 '장본인'을 질타하는 책임론마저 불거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벼랑 끝'에 몰린 말산업계의 위기 대응, 해법으로 제시된 '온라인 마권 발행'을 둘러싼 마사회·업계와 주무부처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과 책임론 대두 문제를 상·하로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주>

◇ 농식품부, 온라인 발매 '나홀로 반대' 고수…책임은 마사회에 있다?

전국 19개 말산업 단체가 참여하는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축경비대위)는 지난 13일 말과 차량을 대동해 세종시 정부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온라인 발매 즉각 시행'과 온라인 발매 반대를 고수하고 있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축경비대위의 온라인 발매 요구와 김현수 장관 면담 요청에 있었지만 농식품부는 지난 19일 '온라인 발매에 반대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장관 면담은 코로나19 때문에 불가하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더 뿔이 난 축경비대위는 오는 28일 세종시에서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축경비대위는 한결같이 온라인 마권 발매 즉각 시행과 김현수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압력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전국 말생산농가 900여 곳 중 400여 곳이 폐업했고, 나머지 농가들도 폐업 직전"이라며 "평생 말을 키워온 농가가 단기간에 대거 폐업한데 다른 이유가 없다. 장기간 경마 중단으로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말산업계는 현재의 말산업 위기 원인이 온라인 발매를 막아온 농식품부, 특히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현수 장관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축경비대위 관계자는 "김 장관은 '국민정서'를 이유로 온라인 발매를 반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민들은 왜 아직도 온라인 발매를 안 하는지 의아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거리두기로 생활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는데, 정부부처 중 유일하게 농식품부만 온라인 발매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즉각 온라인 발매를 시행하지 않으면 농식품부와 김현수 장관을 겨냥한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말산업계의 입장은 그동안 농식품부와 김 장관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국내 경마는 코로나19로 지난해 2월 23일부터 중단됐지만, 경마 중단과 말산업 위기의 원인을 무조건 코로나19 탓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경마시행국 가운데 코로나19 때문에 자국의 경마와 말산업이 위기를 맞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경마시행국 간의 코로나 영향의 차이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외에 모든 경마시행국이 온라인 발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고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말산업계는 코로나 이전부터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해외 경마시행국 추세에 맞춰 온라인 발매를 요구해 왔다. 코로나 이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나 시민단체, 경륜·경정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도 사행산업의 온라인 발매에 공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유독 농식품부만 일관되게 '국민인식 부족', '시기상조'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농식품부가 지금까지 국민인식 개선방안이나 대체방안을 내놓는 것도 없다고 말산업계는 비판한다.

오히려 농식품부는 온라인 발매 허용을 시기상조론으로 펴는 이유로 한국마사회의 '소극성'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우남 마사회장 폭언 사태로 마사회 내부 온라인 발매 업무 담당자가 모두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마사회가 온라인 발매 관련 협의를 하자는 연락도 안 오고 있다"고 마사회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김 회장 사태가 마무리 돼야 온라인 발매 논의가 재개되고, 이후 연구용역이나 정부입법안 마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2월 코로나 발생 이후부터 지난 3월 김우남 회장 취임 전까지 1년 시간이 있었음에도 온라인 발매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사회측의 온라인 발매 시스템 구축 준비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마사회의 온라인 발매 시스템 준비 상태는 마이카드(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 내에서만 사용하는 마사회의 온라인 발매 시스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를 전국 단위로 모바일기기·은행계좌와 연계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여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의 책임론 언급에 마사회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이카드 시스템은 이미 모바일·은행계좌를 연계하는 완성된 온라인 발매 시스템"이라고 소개하며, "이를 전국 단위로 운영하려면 서버 등 설비만 확충하면 된다. 기술적으로는 오히려 이 시스템을 경마공원 등 특정 공간에 한정해 운영하는 것이 더 어려운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 말산업계 "김 장관, 30년 농식품부 정통관료 흠집 우려 온라인발매 반대"…농식품부 "금시초문 주장, 장관 의중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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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을 하는 모습. 사진=대한민국국회


농식품부는 지금까지 온라인 발매를 반대하는 이유로 '국민공감대 부족'·'기술적 미비' 등을 들고 있으나, 마사회는 근거가 부족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대응했다.

더욱이, 농식품부는 지난달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온라인 발매에 동의하거나 아니면 다른 대안을 제시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자, 사회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거쳐 정부입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연구용역이나 정부입법안 마련 시한을 밝히지 않았고, 이미 지난 수년간 마사회 등의 연구용역을 받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생산성본부, 한양대 산학협력단, 한국스포츠산업진흥협회 등 다수의 기관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과 그에 따른 부작용 해결 방안을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해 왔다는 점에서, 농식품부의 국회 답변은 '시간끌기용'이라고 말산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농식품부와 마사회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국민인식 개선을 위한 '한국경마·마사회 혁신방안'을 만든 삼일회계법인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온라인 발매'를 제시하고, 혁신방안 초안에 담았다.

정작 농식품부는 삼일회계법인에 강하게 요구해 결국 혁신방안에서 온라인 발매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말산업계에서는 온라인 발매를 가로막는 주 원인이 김현수 장관의 '개인 고집'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익명의 말산업 관계자는 "30년 농식품부 재직 관료인 김현수 장관은 아직 젊기에 향후 커리어(경력)를 대비해 '사행산업 확대를 허용한 장본인'이라는 기록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 내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런 소문은 금시초문"이라고 언급한 뒤 "온라인 발매 여부는 축산정책국 이하 실무진이 마련해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이라며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른 말산업 관계자는 "장관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고서 농식품부가 국회 상임위 여야 의원들의 요구에 반기를 들며 1년 넘게 나홀로 반대를 고수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농식품부 관계자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