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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조에 “빠릿하고 다재다능한 소형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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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조에 “빠릿하고 다재다능한 소형 전기차”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가속감
귀여운 외관과 상반되는 민첩한 주행 성능
1회 충전 주행거리 복합 309km 조금 부족함 느껴

르노 조에는 전면범퍼 양옆 하단에 에어 인테이크가 뚫려 있어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창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조에는 전면범퍼 양옆 하단에 에어 인테이크가 뚫려 있어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창호 기자
기자가 도로를 지나가는 전기자동차를 볼 때 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미니카가 떠오른다.

이런 생각을 갖는 이유는 모터, 배터리로 굴러가는 전기차가 신기하기도 하며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단순한 모터, 감속기, 배터리, 온보드 차저(외부 교류 전원 AC 를 직류 전원 DC로 변환), 통합전력 제어장치로 이뤄져 유지 보수가 쉽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 변속기, 동력전달장치, 점화 플러그 등 연료, 공기를 주입하고 점화 플러그에서 전기 방전을 일으켜 불꽃을 발생 시킨다. 폭발과 압축된 힘이 피스톤을 아래로 밀고 왕복 운동 에너지를 만들며 크랭크 축에 전달해 차를 움직인다.

내연기관 차는 각종 오일류, 발전기, 타이밍벨트, 냉각수, 브레이크 패드 등 관리해야 할 소모품이 수두룩하다.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소형차 르노 조에(Zoe)가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됐다. 유럽에서는 2017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2020년 까지 전 세계 28만 대가 팔렸으며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6월까지 419대가 팔렸다.

△르노 조에, 귀여운 외모와 어울리는 동그란 라인이 특징
르노 조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동그랗고 귀여운 외관을 가졌다. 전면에는 날카로운 전조등과 르노 ‘로장주’ 엠블럼으로 조화를 이뤘다. 보닛에도 캐릭터 라인을 넣어 풍만함을 더했다.

앞 범퍼 하단에는 크롬으로 장식된 에어 인테이크 그릴(모터 냉각을 돕는 구멍)이 있고 양옆에는 실제로 뚫려있는 범퍼 인테이크(공기 흐름 줄이는 구멍)가 있어 공기 저항도 줄이고 앞바퀴 브레이크의 냉각도 돕는다.

옆면에선 근육질의 캐릭터 라인(차체 측면 특징인 튀어나온 선)으로 차체를 당당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3도어 쿠페 처럼 뒷좌석 도어 손잡이를 C필러(맨 뒤쪽 창문 라인)에 숨겨 놓아 손잡이를 찾는 재미를 더했다. 다만 창문쪽 B필러(창문 가운데 기둥 라인)의 카본 무늬는 스티커로 처리돼 아쉬움을 느꼈다.

르노 조에는 클리어(투명) 후미등을 적용해 미래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창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조에는 클리어(투명) 후미등을 적용해 미래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창호 기자

후면은 트렁크 라인과 범퍼에 풍만한 라인을 집어넣어 단순하지만 세련된 느낌을 줬다. 트렁크 상단에는 일체형 리어 스포일러(공기저항을 줄이는 날개)를 달아 공기저항을 줄였다.

후미등은 클리어(투명) 램프를 적용해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뒤쪽 펜더에도 검은색 스플리터(작은 날개를 장착해 공기저항을 줄이는 부착물)를 장착해 연비에 신경 쓴 모습이다.

조에의 크기는 전장(길이) 4090mm, 전폭(넓이) 1730 mm, 전고(높이) 1560mm, 축거(바퀴 간격) 2590mm다. 전장이 3595mm인 한국지엠 경차 '스파크',기아 경차 '모닝' 보다 길고 조금 높은 소형차 수준이다.

기자가 조에를 주차할 때 주차 요금을 경차 요금으로 냈지만 자동차 크기 만으로는 경차 인지 소형차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르노 조에는 중앙 9인치 터치 스크린을 적용해 디지털 세대도 어색하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사진=르노삼성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조에는 중앙 9인치 터치 스크린을 적용해 디지털 세대도 어색하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사진=르노삼성

자동차 실내에 들어서면 10.25인치 컬러 와이드 스크린 계기판이 눈에 띄었다.

대시보드(운전석과 조수석 전면 패널)와 도어 암레스트(문옆 팔걸이)는 재활용 인조 가죽 소재를 적용해 질감이 나쁘지 않았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9.3인치 터치 패널을 장착했다. 내비게이션은 T맵 기반이라 어색함이 없었다. 다만 터치 반응이 전체적으로 0.3초 정도 느려 약간 답답함을 느꼈다.

운전대 오른쪽 와이퍼 레버 밑으로 오디오 소리를 조절하는 버튼과 요즘 출시된 전기차 에서 보기 드문 아날로그 방식 다이얼이 있었다. 라디오 주파수를 조절하는 다이얼은 XM3와 같은 종류였다.

에어컨 공조 다이얼과 온도 조절, 바람 방향 조절을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AUX단자, 듀얼 USB 포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있지만 컵 홀더가 1개여서 동승자에게 당혹스러움을 줬다. 팔걸이 높이는 나쁘지 않았다. 중앙 센터 콘솔(수납함)은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겨우 넣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르노 조에는 동그란 외모와는 다르게 경쾌하게 달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사진=르노이미지 확대보기
르노 조에는 동그란 외모와는 다르게 경쾌하게 달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사진=르노

△동그란 외모와는 다른 날카로운 코너링

국내에 수입되는 조에는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R245 구동 모터가 적용된 모델이다.

기자가 시승했던 차량은 최고 등급 '조에 인텐스' 차량이다. 기자는 서울 강서에서 충북 음성까지 250km를 달리며 도심, 국도, 고속도로에서 조에 성능을 마음껏 느꼈다.

조에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트 착좌감은 부드럽지 않지만 적당히 딱딱해서 좋았다. 다만 시트 조절은 수동 다이얼로 일일이 돌려 설정해야만 했다.

기자는 차를 몰아 도심 지역을 지나갔다. R245 구동 모터를 적용한 조에는 가속 페달을 밟자 마자 1545kg의 가벼운 차체를 순식간에 튕겨냈다. 최고 출력은 136(100kW)마력이지만 순간적으로 가속력이 나오는 전기차 특성상 25kg·m의 최대 토크(회전력)가 바로 나오며 기분 좋은 가속감을 줬다.

복잡한 시내 도로를 벗어나는 재미는 작은 차체를 이용해 달리는 경차, 소형차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르노 조에는 굽어진 코너가 넘치는 국도 고갯길에서 예상보다 날렵한 코너링 성능을 보였다. 앞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뒤 서스펜션은 토션빔 이지만 과거 르노가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 원(F1)',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참가한 수 십년 세월의 내공이 서스펜션 세팅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교통량이 많지 않을 때 규정 속도를 조금 넘기는 정도로 가속해봤다. 시속 0~100km까지 걸린 시간은 9.1초였다. 차체 무게와 비교해 그렇게 빠르진 않지만 1차선에서 여유가 있다면 최고 속도 시속 140km 까지 도달하는데 충분했다.

르노 조에의 회생 제동 시스템 덕분에 급가속하거나 도로 사정이 열악해도 주행 가능 거리가 크게 줄진 않았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복합 309km , 도심 342km, 고속도로 268km다.

△필요한 안전장비를 기본적으로 탑재

르노 조에는 앞좌석(동승석/사이드) 에어백, 차체자세 제어장치(ESC),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SA)가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 맞은편 차량 발견 때 하향 되는 오토매틱 하이빔(AHL)도 모든 모델에 탑재됐다.

인텔리전트 스마트 카드 시스템(차에 다가가면 문 잠김이 풀리고 떨어지면 문이 잠김)을 적용해 문을 열고 잠글 때 불편함을 해소했다. 전기차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 보행자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Z.E. 보이스 기능을 통해 '지잉~' 하는 소리를 내 보행자에게 차가 지나가는 것을 인식 시킬 수 있었다.

조에 가격은 젠 3995만 원, 인텐스 에코 4245만 원 최고 사양 인텐스 4395만 원이다.

서울시 보조금 약 1053만 원을 지원해 구매하면 젠 2942만 원, 인텐스 에코 3192만 원 인텐스 3342만 원이다.


이창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lug1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