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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생명을 살리는 사랑: 강아지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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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생명을 살리는 사랑: 강아지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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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
"동물의 생명은 가치가 있을까?" 요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다. 우리 집에는 아내와 나, 강아지 '세븐' 셋이 살고 있다. '세븐'과 우리는 의사소통도 되고 사랑도 주고받는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을 주고받는 다섯 가지 언어에는 1)인정하는 말 2)함께 하는 시간 3)선물 4)봉사 5)육체적인 접촉이 있다. 그러면 강아지와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을 어떤 언어(몸짓언어 포함)로 주고받을까? 강아지와 사람 사이에도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을까?

1)'인정하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 세븐, 껌 잘 씹네. 아이 착해~"하면 씹다가 남긴 개껌을 물고 우리 앞에서 보란 듯이 열심히 씹는다.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게 아니다. '세븐'도 인정하는 말을 들으면(그렇게 느끼는 거겠지만) 열심히 개껌을 씹는다. 반면에 칭찬에 인색하면 씹다가 남긴 껌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책 잘 읽네~"하시면 더 큰 소리로 책을 읽었다.

2)'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침이 오면 자기 집에서 자던 '세븐'이 우리 침대로 와서 서성거린다. 아내가 손짓하면 침대에 올라와 아내 곁에 있다가, 내가 부르면 내게 와 한참 머문다. 소파에 앉으면 쏜살같이 달려와 안기고, 외출 준비를 하면 옷 냄새를 맡으며 꼬리를 친다.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은 것이다.
3)'선물'에 대해 생각해보자.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선물은 맛있는 간식인데, '세븐'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은 '말린 오리 목뼈'다. 목욕하고 털 빗고 나서, 이 간식을 선물로 주면 너무나 행복해한다. 샴푸가 눈에 들어가도, 드라이어 바람이 뜨거워도, 엉킨 털 빗질이 아파도, 참는 이유는 이 선물 때문이다. 물론 보상으로 선물을 주는 반복 훈련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우리도 산타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신다고 가르치지 않는가. 공부 잘할 때마다 부모님이 사주신 짜장면 덕분에 성공했다는 사람도 있다.

4)'봉사'에 대해 생각해보자. 강아지가 우리를 위해 집 지키고 애교부리는 봉사를 하니, 우리도 강아지에게 봉사해야 한다. 대표적인 봉사는 대소변을 제때제때 치워주는 것이다. 바깥에서는 대소변을 강아지 스스로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집안에서는 우리가 치워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봉사다. 강아지들은 깨끗한 배변판 위에서만 대소변을 본다. 봉사가 부족해 깨끗하지 않으면 보란 듯이 아무 데나 대소변을 갈겨댈 수도 있다. 갓난아기는 크면서 대소변을 가리지만, 강아지는 그렇지 않아 강아지 생애 내내 이 봉사를 해야 한다.

5)'육체적인 접촉'에 대해 생각해보자. 여느 강아지처럼 '세븐'도 발랑 드러누워 쓰다듬어 달라고 보챈다. 쓰다듬어주다가 귀찮아 멈추면, 앞발을 흔들며 재촉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내 손을 발톱으로 긁어댄다. 그래서 마지못해 또 쓰다듬어주면 지긋이 눈감고 행복해한다. 건강한 강아지는 대부분 육체적인 접촉을 통해 사람의 사랑을 느낀다.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도 늘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고, 그때마다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다.

위와 같이 강아지와 사람 사이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생각해 봤다. 꿰맞춘 느낌도 들지만 사람 사이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강아지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체는 '살려고 애쓰는' 존재고, 사랑은 생명체의 생명을 살린다. '세븐'의 눈을 들여다보면 생명과 생명이 교감하고, 그 교감의 순간에 사랑의 언어가 들려온다.


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