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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백신 맞은 국민’ vs ‘백신 안맞은 국민’으로 갈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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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백신 맞은 국민’ vs ‘백신 안맞은 국민’으로 갈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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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 추이. 최근들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사진=Our World in Dat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면역이라는 고지를 향해 달려온 미국이 고지에 이르기도 전에 반으로 쪼개질 판이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세를 보이면서 코로나 집단면역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국민 백신 접종을 순조롭게 추진해오는 것으로 보인 미국의 여론이 갈수록 분열로 치닫고 있다.

델타 변이 탓에 신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백신 접종률까지 갈수록 떨어지면서 독립기념일인 다음달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에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아직 1차 접종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 자체에 대한 미국 여론이 마치 홍해가 갈리듯 극단적으로 분열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코로나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는커녕 미국 사회가 ‘코로나백신을 맞은 미국 국민’과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 국민’으로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달까지 70% 1차 접종완료 무산 가능성 높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델타 변이 감염자가 금증하고 있는데다 백신 접종률도 크게 둔화되면서 내달 독립기념일까지 성인의 70%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특히 다른 변이보다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종이 미국에서 우세종으로 떠오를 경우 방역 전선이 뚫리면서 미국 사회가 '백신 맞는 사회'와 '백신을 거부하는 사회'로 극심하게 갈라지면서 사회적 대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컬럼비아대의 감염병 전문가 어윈 레드레너 교수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이어지는 접종률 하락세를 보면 지금까지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장학금 혜택을 주거나 복권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백신 접종 장려 정책이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듯 했으나 결국 소용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레드레너 교수는 그 배경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정책이 먹히지 않은 것은 한마디로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접종률를 높이기 위해 시행된 경제적 보상책들은 반짝 효과를 누리는데 그친 이유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접종률을 정체 상태로 만들만큼 미국 사회에서 만연해 있다는 것.

◇위협적인 델타 변이

이미 인도와 영국에서 확인되고 있는 것처럼 델타 변이의 전염성은 지금까지 그동안 구축해온 방역 전선을 무너뜨릴 정도로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방역 당국에 커다란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미국 전체 코로나 확진자의 10%에 이를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미주리주 웹스터카운티 보건당국의 스콧 앨런 코로나 담당자는 "접종 속도를 빠른 시일 안에 다시 끌어올리지 못하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미주리주는 최근 2주 사이 델타 변이의 여파로 코로나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배 가까이 급증해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국 뉴멕시코주 소재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베티 코버 전산생물학자는 "델타 변이가 몇주 안에 미국의 우세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백신 맞은 미국민' vs '백신 안맞은 미국민'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경우 미국 사회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국민'과 '접종하지 않은 국민', '접종률이 높은 지역'과 '접종률이 낮은 지역'으로 나뉘어 서로 반목하고 증오하는 극심한 국론 분열 상태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적 성향에 따라 코로나 백신 수용도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는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 쉽게 확인된다.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2%가 최소 한차례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고 29%는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 없다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극단적으로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민주당 지지 성향 응답자의 무려 77%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했고 접종을 거부한 사람은 5%에 불과했기 때문.

미국 휴스턴 베일러의과대학의 백신 전문가 피터 호테즈는 버즈피드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두종류의 코로나 국민으로 갈라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