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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겠지만 100달러 돌파는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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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겠지만 100달러 돌파는 쉽지않다"

배런스 전망..."원유시장 투자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 커"

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가격 추이. 사진=eia이미지 확대보기
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가격 추이. 사진=eia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해 2년여만에 최고점을 찍고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6주째 상승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러 경제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가운데 앞으로 석유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향후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들어 현재까지 국제유가 흐름은 연초에 제기된 전망치를 웃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1월 평균 유가는 배럴당 54.82달러로 이미 예상치를 넘어섰고 3월초까지 평균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배런스 “가까운 미래 100달러 돌파 가능성 낮아”


그러나 미국의 금융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국제유가가 머지 않은 미래에 배럴당 100대를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내년말까지 현재보다 30% 안팎으로 인상될 가능성은 큰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의 레지나 메이어 글로벌에너지 팀장은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산유량 증가가 제한적이고 장기 투자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에 들어서면 세계 석유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현재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믿음에 근거해 ‘세자리수 국제유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널리 투자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콜옵션 계약이 100달러를 넘은 적이 있다고 해서 유가가 100달러까지 간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예상이라고 지적했다.

메이어 팀장은 “투자자들이 콜옵션 계약으로 유가가 옵션 만기 전에 행사가격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100달러를 내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지 반드시 매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의 경제 회복세를 근거로 WTI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2022년 12월물 100달러 콜옵션을 매수하는 움직임을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같은 콜옵션 계약을 근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메이어 팀장은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이후 1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고 올해나 내년까지도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전망했다.

메이어 팀장이 내세운 근거는 석유 수요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일은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공감대라는 것.

그는 “경기 회복세 여파로 석유 수요가 일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으로 공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조사업체 BCA리서치의 밥 라이언 상품·에너지 담당 선임 전략가 역시 “투자자들이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말까지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콜옵션에 투자를 벌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수요가 상당한 수요로 증가하거나 공급 쇼크가 발생할 때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로또 당첨에 가까울만큼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가 상승해도 원유시장 투자 축소는 이어질 전망


다만 국제유가가 점차적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조하는 의견이 많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BCA리서치의 라이언 전략가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내년말까지 브렌트유 가격은 73달러, WTI 가격은 70~71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다만 “지난 2014년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원유 생산 관련 설비투자가 2023년 이후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할 경우 유가가 10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전망에 가깝다기보다는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원유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급격한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가깝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