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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5 등장에 "테슬라 천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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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5 등장에 "테슬라 천하 끝"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레트로' 외관에 시선 집중
부드럽고 민첩한 움직임, 흠 잡을 곳 없는 주행 성능
짧은 주행거리 아쉬움...전비 높아 실제와 차이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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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새로 나온 자동차를 시승하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눈길을 받아본 적이 있었나 싶다.

차량 동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며 응시하는 행인부터 선팅 짙은 창문을 내리고 구경하는 옆 차선 운전자까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시선이 집중됐다.

기자가 최근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를 시승한 2시간 30분 남짓 겪은 일이다. 아이오닉 5는 최근 국내에 출시된 여느 차량보다 오랫동안, 그리고 크게 화제가 됐다.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세부 차량 정보가 공개됐을 때 조금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조금 짧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장착한 아이오닉 5는 주행거리가 500km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실제 차량 제원 표에 주행거리가 최장 429km(롱레인지 모델 기준)로 표기된 것을 보고 다소 실망했다는 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기자는 아이오닉 5는 직접 타보기로 했다. 기자는 지난주 경기 하남시에서 남양주시까지 왕복 80여 km를 달리며 차량의 면면을 뜯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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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운전석.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 아이오닉 5, 이름처럼 '유니크(Unique)'한 매력 돋보여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름을 '아이오닉'으로 지었다. 전하(電荷·전기적 성질)를 띠는 원자 '이온(Ion)'과 독특하다는 뜻을 지닌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들 말이다. 차량 이름을 풀어보면 '독특하고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라는 뜻이다.

첫 번째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외관부터 독특했다. 기존 자동차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아이오닉 5는 특별한 장식이나 화려한 선과 면으로 치장하지 않고 픽셀(Pixel·화소)을 형상화한 사각형을 사용했다. 디지털 시대의 '픽셀'이라는 요소를 접목해 옛 현대 소형차 '포니'를 재해석하면서 '레트로(Retro·복고풍)' 감성을 담아냈다.

운전석 문을 열자 흰색 계통의 밝은 실내가 시선을 다시 한 번 빼앗았다.

아이오닉 5 내장 색상은 ▲블랙 모노톤 ▲다크 페블 그레이 ▲다크 틸 ▲테라 브라운 등 4가지인데 블랙이나 브라운 계열도 색감이 밝은 편이었다.

기자가 탑승한 다크 페블 그레이 색상은 그중에서도 흰색 또는 회백색이 강조돼 순수하면서도 미래지향적 느낌이 강했다.

실내를 둘러보니 기존 현대차와는 배치가 많이 달랐다. 우선 변속기 레버가 운전대 쪽으로 옮겨갔다. 이를 '컬럼식 변속 레버'라고 하는데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몇몇 수입차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변속기 레버 자리는 비었다. 그 대신 아이오닉 5는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수납함인 센터 콘솔에 앞뒤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탑재했다. 센터 콘솔을 뒤로 밀면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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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뒷좌석.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 가속 페달 밟자 부드럽게 앞으로…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낯설어

운전석 착좌감과 운전대를 쥐었을 때 감촉은 좋았다. 아이오닉 5는 시트와 도어 트림, 경음기 등 일부에 페트병을 갈아 만든 원단과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사용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지만 기존 가죽이나 플라스틱 느낌보다 더 좋았다.

본격적인 운행을 위해 차량 시동이 걸렸는지 확인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소리를 듣고 시동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전기차는 엔진이 동작할 때 진동과 소음이 없어 계기판을 반드시 봐야 한다.

아이오닉 5의 컬럼식 변속기는 레버를 위아래로 올렸다 내리지 않고 돌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거의 같은 위치에 있는 와이퍼 작동 레버와 혼동할 일은 없을 듯하다. 레버를 아래로 한 번 돌려 드라이브(D) 모드로 놓았다.

기자가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자 주차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풀리면서 차량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전기차를 처음 타면 가속 페달을 얼마나 깊이 밟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 아이오닉 5는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내연기관차 같이 익숙하면서도 전기차 특유의 빠른 가속감과 응답성을 조화롭게 살려냈다.

딱히 흠 잡을 구석이 없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정직하게 속력을 내면서 추월을 할 때에는 민첩하게 치고 나갔다.

시승 차량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 후륜구동(2WD)의 최고출력은 217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비슷한 크기임을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앞바퀴에도 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AWD)은 최고출력 305마력, 최대토크 61.7kg·m다. AWD는 한층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자가 차선을 바꾸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좌우 사이드 미러로 고개를 돌렸는데 거울이 없다. 순간 '아차' 싶었다. 아이오닉 5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탑재해 거울 대신 카메라와 좌우에 따로 마련된 디스플레이로 옆 차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필요했다. 일반 거울보다 사각지대가 많이 줄어든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뒷 차와 간격을 한 번에 감지하기 어려웠다. 측면 디스플레이에는 녹색, 황색, 적색 안내선이 함께 표시돼 차간 거리 파악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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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5가 서울 강동구 현대자동차 전기차 충전소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충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 소음·승차감 '합격점', 주행거리 논란 잠재워


아이오닉 5는 전기차 답게 조용했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람 소리나 노면 소음이 부각되기 마련이지만 도심 규정속도인 시속 50km 부근까지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잔잔하게 들렸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 주행을 할 때에는 소음이 확연히 들렸다. 엔진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약간 낫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출시 이후 논란이 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실전에서는 크게 아쉬움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은 72.6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했다.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트림(등급) 기준 복합 주행거리는 401km(도심 446km, 고속도로 345km)다. 소비자들이 기대한 500km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도 빠듯했다.

해당 트림의 복합 전비는 km당 4.9kWh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을 통해 확인한 전비는 그보다 훨씬 높은 km당 7kWh 후반이었다. 기온과 운전 습관 등에 따라 제원 표상 주행거리보다 얼마든지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의견이 분분한 주행거리를 제외하고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통해 미국 전기차 테슬라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주행거리에 관한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테슬라를 염두에 둔 듯 모델 3나 모델 Y보다 낮게 책정됐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는 세제 혜택 적용 후 ▲익스클루시브 4980만 원 ▲프레스티지 5455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