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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백신 외교' 앞길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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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백신 외교' 앞길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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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코로나 백신 ‘시노백’.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최대한 빨리 벗으려는 것인지 중국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개발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고 지구촌 곳곳에 신속하게 제공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산 코로나 백신이 세계 여러나라에 보급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공공재’가 될 것이라고 이미 지난해부터 이른바 ‘백신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바 있다.

중국의 코로나 백신 외교는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망가진 중국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의 주요 경제선진국들이 백신 이기주의에 빠져 정신이 없을 때 수호천사 역할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의 백신 외교가 지금까지 나름 성과를 보이면서 이목을 끈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산 백신 꺼리는 국가 아직 많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산 백신을 구입한 나라는 28개국, 무료로 제공받은 나라는 60여개국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은 ‘보건 실크로드’로도 불리는 이 백신 외교 전략을 통해 글로벌 백신 수급에 구멍이 뚫려 있어 전략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곳에도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진원지라는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중국 공산당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이미 지난 2월 들여온 중국 백신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롯해 한국, 폴란드, 베트남 등에서도 중국산 백신의 효능과 안정성을 믿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국산 백신 구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심지어 친중국 행보를 해온 로드리고 두테르네 필리핀 대통령도 중국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장 신속하게 코로나 백신 접종에 나선 나라에 속하는 남미 칠레에서는 중국산 백신을 사용했으나 코로나 확진자가 오히려 급증하는 바람에 칠레 정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중국산 백신은 2차 접종만으로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 국민이 3차 접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박한 WHO 긴급사용승인 분수령 될듯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손놓고 있는 백신의 공평한 분배에 기여하는 모범국으로 주목을 받는데 성공할지는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마리안젤라 시망 WHO 사무차장은 “다음주에 중국 백신 시노팜, 시노백과 모더나 등 백신 3종에 대한 최종 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은 모두 중국에서는 긴습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WHO 차원에서는 아직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다.

이 중국산 백신들이 WHO의 승인을 받을 경우 서구권에서 개발되지 않은 백신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존슨앤존슨 등 서방국에서 개발된 백신들과 달리 WHO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신뢰성에 금이 가면서 향후 전세계 보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백신 전문가 피터 잉글리시는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 않은데 이는 명백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정치학과의 총자 이안 교수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차원에서 일단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들여왔으나 검증에 필요한 자료가 많지 않아 사용 승인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선택의 여지가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