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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강업계, 증치세 환급 폐지에 韓 철강업계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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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강업계, 증치세 환급 폐지에 韓 철강업계 '휘파람'

5월부터 폐지키로...한국 철강제품 가격경쟁력도 갖춰

수출 증치세 내용과 중국·한국 철강업계 입장. 사진=자체제작이미지 확대보기
수출 증치세 내용과 중국·한국 철강업계 입장. 사진=자체제작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사 수출 물량에 대한 증치세 환급 제도를 폐지하기로 해 한국 철강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중국 재정부·국무부가 철강제품 146종에 대해 수출 증치세(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세금)환급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치세는 중국 철강사가 해외 수출할 때 내는 부가가치세다. 중국은 2019년부터 철강재에 대해 13%의 증치세를 환급하며 수출을 장려해왔다.

수출은 국가 간 거래이기 때문에 수출세(증치세)가 붙기 마련인데 중국은 철강제품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철강사들에게 세금을 돌려준 것이다.

그러나 증치세 환급 제도가 5월부터 폐지되면서 중국 철강사들은 수출 제품 가격이 최소 13%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보여 한국 철강사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철강제품 상당수가 증치세 환급 폐지 대상

146개 제품에는 열연, 냉연, 아연도금, 철근, 스테인리스 합금 등 대부분의 철강제품 대부분이 포함된다.
중국 정부가 증치세 환급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중국 내 철강 자원 확보를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기부양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제품 수요는 폭증하고 있고 건설기계 업계도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탄소 제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3월 중국 철강사들의 철강제품 생산을 감축하라고 지시했다.

철강제품 수요 폭증과 철강제품 생산 감축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 내 철강제품 공급 부족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증치세 환급 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철강 수출을 장려하는 증치세 환급 혜택을 없애면 중국 철강사 제품이 내수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일부 철강 품목에 대해 수입 관세도 면제됐다.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재료 철스크랩, 철광석 제련 때 초기에 추출되는 선철 등은 수입관세율이 0%로 인하됐다. 중국 정부의 자국 내 철강 공급 확보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 한국 철강업계,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 되나


중국이 증치세 환급 폐지를 시작하기 전부터 국내 증권업계는 환급 폐지가 중국 철강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만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치세 환급이 폐지되면 중국 철강사들의 수출 제품(열연 등)의 증치세 환급률이 13%에서 0%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 각국에서 중국 철강제품이 판매될 때 판매가격이 13% 증가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해온 중국 철강업계 전력이 약화된다는 뜻이다.

방 연구원은 또 “중국 철강사들은 수출에 따른 혜택이 사라져 국내 내수시장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철강 수입관세도 하락해 그동안 품질은 탁월하지만 가격이 중국보다 비쌌던 한국산 철강제품은 좋은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