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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사태는 중국의 '두 얼굴' 보여주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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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사태는 중국의 '두 얼굴' 보여주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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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한마디로 중국 기업인의 상징이다.

중국의 1세대 IT 기업인으로 창업 20년만에 알리바바를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키워낸 중국 재계의 상징 같은 인물이라서다.

마윈을 빼놓고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기를 묘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인물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을지도 모를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 문제를 놓고 근자에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나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모양새다. 두달 만에 처음으로 지난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젠 화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 가장 선망 받아온 기업인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모습을 중국 외의 나라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중국 대표 기업인 마윈의 갑작스런 몰락은 중국 체제의 진면목, 중국의 두 얼굴을 들여다보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 전 회장 사태에도 중국 기업인들이 바짝 엎드려 있는 이유가 설명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철퇴 맞아도 납작 엎드려 있는 중국 경제계

중국 최대 규모의 에너지 기업 화신에너지그룹의 예젠밍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유착관계 등을 의심 받아 영어의 몸이 돼 있지만, 중국판 버크셔해서웨이로 불렸던 민영금융사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이 미국 뉴욕 소재 호텔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 구속돼 수감되어 있지만,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라이샤오민 화룽자산관리 전 회장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음에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던 중국 경제계가 마윈 사태에도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은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중국 규제당국의 호출로 지난주 불려들어가 공정거래에 관련한 새로운 제도의 도입 문제에 관해 설명을 들은 34개 인터넷 업체가 곧바로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 역시 중국의 철권통치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NYT의 진단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싱크탱크 로위인스티튜트의 중국 전문가 리처드 맥그리거 시니어펠로는 NY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철권통치는 공산당 외에 어떤 개인이나 기업도 권한을 지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배달서비스업체 메이퇀의 고든 오어 사외이사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업체들을 겨냥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서 공식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혁신을 하라는 것이지만 사실은 천천히 가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대기업들을 다잡는 차원에서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워 벌이는 일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NYT는 “시진핑 국가 주석은 중국의 잘 나가는 기업들에 외국의 규제당국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보느니 중국 정부가 스스로 채찍질을 가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맥그리거 시니어펠로는 알리바바 문제와 관련해서도 “마윈의 알리바바에 중국 정부가 태클을 걸고 있는 것 역시 국유화를 위한 행보라고 보기는 어렵고 국유화를 통해 중국 정부가 얻을 이익도 없다”면서 “다만 중국 정부가 알려주는 길로 알리바바가 가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손바닥

중국 정부가 근년들어 중국의 민간부문을 옥죄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들을 없애기 위함이 아니다.

중국 정부도 국가경제를 위해 자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다만 그 성장 조차도 ‘중국 공산당이 그리는 범위 안에서’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고 NYT는 분석한다.

중국 공산당이 시대적 흐름과 필요에 의해 시장경제를 받아들였지만 공산당의 현명한 선택 덕분에 오늘날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 공산당의 절대적인 권위에 위협이 될 정도로 무한성장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 비록 경제 시스템은 개방됐을 지언정 중국은 여전히 일당 독재 체제라는 것.

중국의 후진적 금융시스템을 비판했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 경제계의 상징과 같은 인물을 사실상 퇴출시키려는 것으로 보이는 조치를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배경에도 공산당의 절대 권위에 도전한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