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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양안 '최악의 가뭄'…물부족 사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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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양안 '최악의 가뭄'…물부족 사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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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서부의 가뭄 지도. 짙은 빨간 색일수록 가뭄이 심한 지역이다. 사진=네브라스카대 링컨캠퍼스
태평양 양안의 미국과 대만이 최악의 가뭄 사태로 신음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글로벌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물부족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가뭄 사태가 극심하고 대만에서도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서부의 가뭄은 일시적인 것인 아니라 항구적인 가뭄 상태를 말하는 ‘대가뭄’의 징조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의 가뭄 사태와 관련해서는 불가피한 자연재난이 아니라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로 인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美 서부, 사상 첫 물부족 비상사태 선포 검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국토개발국은 사상 최악의 가뭄 사태가 예상되고 있는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에 물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 연방국토개발국은 극심한 가뭄으로 미국 서부 지역 최대 인공저수지인 파월호와 미드호의 저수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 지역에 물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파월호와 미드호에 저장된 물에 의존하고 있는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에서 물부족 비상사태가 내려지면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2015년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린데 이어 두 번째가 된다. 학계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2015년 가뭄을 지구 역사상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꼽고 있다.

CBS방송에 따르면 더 우려할만한 점은 미국 서부의 가뭄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고 이미 항구적으로 물이 부족한 상황, 즉 ‘대가뭄’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진단을 일부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서부가 이미 지난 2000년부터 대가뭄 국면에 진입했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만 가뭄 사태와 집권여당 늑장 대응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에서도 70년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최대 담수호인 일월담에 저장된 물이 고갈되는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최근들어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일월담 외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만내 주요 저수지의 저수량은 평시와 비교해 10%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먀오리, 타이중 등 물부족 사태가 심각한 일부 지역에 1주일 중 2일 동안 급수를 중단하는 조치를 내려야 했고 이들 지역에 사는 100만여명의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대만 인구는 약 2400만명이다.

특히 대만의 가뭄 사태는 일상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지만 관련업계, 공업용수가 필수적인 반도체 생산시설의 가동에도 큰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되면서 대만 집권여당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생태계를 갖춘 나라다.

대만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반도체 생산시설의 조업에 차질이 없도록 농업용수 공급을 무기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 상태다. 대만에 있는 관개농업 지역의 5분의 1가량이 이같은 조치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는 언제까지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는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TSMC가 상당량의 공업용수를 비축해놓고 있어 당장의 피해는 예상되지 않는다면서도 최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인텔과 향후 경쟁구도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민진당은 가뭄이 올 것이라는 징조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미리 물부족 사태에 대비하는 정책을 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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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대만 남부 가오핑강의 핑동현 구간이 가뭄으로 말라 있다. 사진=VGC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