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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백신 접종' 더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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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백신 접종' 더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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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 색이 흐릴수록 접종률이 저조하다는 뜻이다. 사진=NY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은 미국과 영국 등이 공격적인 백신 접종에 나서 접종률이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처럼 영미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저조한 접종률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절박함이 빠른 백신 접종의 배경

NYT는 현재의 상황을 백신 접종을 계기로 서방권과 아시아권의 방역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서 몇가지 배경을 짚었다.

첫 번째로 지목된 배경은 역설적으로 코로나 사태에 방역을 잘 했기 때문이라는 것.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경우 영미권에서 확진자가 폭증해 마지막 수단인 봉쇄령에 의지해야만 했을 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통해 최악의 사태가 터지는 것은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주 시드니대의 감염병 전문가 로버트 부이 박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이들 지역에서는 사태 초기에 잘 대응한 것 때문에 오히려 신속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반면 미국과 영국 같은 경우에는 당장 주변에서 코로나로 죽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정도 잘 대처해왔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대유행이 언제 또 닥칠지 알 수 없다는게 문제일뿐”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 앞둔 일본이 가장 심각
네 나라 가운데 일본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꼽혔다. 한때 주춤했던 코로나 확진자가 도쿄올림픽 개막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약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

NHK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99명을 기록해 4일 연속 4000명을 넘고 있고 사망자는 1만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5000명 선을 돌파한 후 85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NYT는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민 백신 접종이 지난 12일에서야 시작됐을 정도로 더딘 상황”이라면서 일본이 무사히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무려 4개월이 흐른 시점에 일본은 본격적인 접종에 나선 셈이다.

◇“한국 정부, 하루 100만명 맞히겠다더니…”

NYT는 한국의 경우도 당초 정부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만명에 대한 접종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 접종은 접종이 실시된 지난 3개월간 평균을 낸 결과 하푸 평균 3만명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공학연구원의 김민호(27) 연구원은 NYT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방역 조치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백신 접종이 늦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코로나 사태 초기에 성공적으로 방역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현재는 더딘 백신 접종 때문에 오히려 뒤쳐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국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사정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백신 접종이 계획보다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는 배경 중에는 자국에서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점도 공통적으로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늑장 대장으로 사태를 키웠으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뒤늦게 백신 개발, 초기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자국 중심주의적 경향을 보이면서 글로벌 백신 수급이 불안해진 가운데 수입에 목을 매달 수 밖에 없는 이들 지역에서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 NYT는 이같이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