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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NS 통해 정자 거래 급증…불임 부부 이용 규제 없어 무법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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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NS 통해 정자 거래 급증…불임 부부 이용 규제 없어 무법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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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일본에서 SNS를 통한 정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나 동성 커플들이 인공 수정에 정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자 거래는 인공 수정을 규제하는 법률이 아니라 일본 산부인과 학회의 지침에 따라 특정 의료기관에서 불임 치료를 위해 허용돼 왔다. 개인 간 정자 불법 거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트위터에는 '# 정자 기증' '# 정자 기증자' 등의 해시 태그(검색어)를 가진 계정이 300개 이상 개설돼 "비용 없이 비밀 보장, 개인 정보 교환 없습니다"라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동일본에 사는 회사원 여성(31)은 SNS를 통해 정자 기증을 받아 최근 여아를 출산했다. 결혼 직후 남편이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는 "타인의 정자로 '인공 수정'을 하거나 입양"을 제안했다. 남편은 태어날 아이가 아내만이라도 피가 이어지기 바란다며 인공 수정을 결심했다.

하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1년이나 대기해야 했다. 임신을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하며 SNS에서 기증자를 찾았다. 지난해 봄 코로나 유행병으로 인공 수정 치료가 무기한 연기되는 바람에 SNS를 통해 정자를 제공받기로 했다.

혈액형이 남편과 동일한 남성 1명과 몇 번의 만남, 그리고 감염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 등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판단하고 정자를 공여받기로 결정했다. 정자 제공 남성의 이름은 지금도 모른다. 여성은 "미래에 딸에게 이 사실을 밝힐 것인가, 갈등은 있다. 하지만 정자를 공여받은 덕분에 이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에서 인공수정 치료에 사용하는 정자는 수년 동안 의대생들로부터 익명으로 제공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태어난 아이가 출생의 경위와 유전적 부모에 대한 알 권리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익명성이 유지되지 않을 우려 때문에 공개적인 정자 제공자가 감소하고 있다.

한편, 결혼이 늦어지면서 인공 수정을 포함한 불임 치료나 검사를 받는 부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불임의 절반은 남성 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녀를 원하는 동성 커플과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선택적 미혼모'도 있어 정자 제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이 같은 수요의 틈을 메우고 있는 것이 SNS 등 인터넷을 통한 개인간 거래다. 물론 자원 봉사 개념으로 교통비 등의 실비만 받고 정자를 제공하는 기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0명 이상에게 정자를 제공했다는 도쿄도의 한 남성(30대)은 "불임 부부에게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정자를 기증해 왔다"고 말했다. 정자를 공여받는 측에서는 불임 치료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대기 시간도 짧아 SNS를 통한 개인간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스크도 있다. 인공수정을 위해서는 정자를 일단 동결 보존하고 에이즈 등의 감염을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 간 거래에서는 이러한 사전 조치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정자를 제공할 때 성행위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기증자도 있다고 한다.

학력 등 기증자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정자 기증을 통해 출산한 후 국적이나 학력이 허위라며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 국회는 지난해 12월 인공 수정 등으로 태어난 아이의 친자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민법의 특례법을 제정했다.

준텐도대(順天堂大) 이리사와 히토미 조교수(생명 윤리)는 "불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지푸라기도 잡을 생각으로 정자 기증자를 찾고 있다. 단지, 지금과 같은 무법 상태는 문제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증자는 법적인 부모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법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