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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베트남 2800km 종단(縱斷)의 휴식이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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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베트남 2800km 종단(縱斷)의 휴식이 준 선물

진정한 워라밸을 몸으로 느낀 소중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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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부총장(전무)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베트남에서 생활한 지 오래된 연수생을 찾아 전화를 했다. 부탁을 했더니 지난 칼럼도 잘 읽고 있다며 의외의 답이 왔다.

"전무님, 회사 내부 일 말고 남다른 것 소재로 해도 됩니까?"라는 것이다. "그래요, 회사생활 말고 일상생활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해요. 힘들고 지치고 어려울 때 회복한 이야기들이면 더 좋겠네요"라고답했다. 처음 이 연수과정을 시작할 때 누군가의 입에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가혹하다는 말이 전해져 해외취업, 베트남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다고만 소문나있는 것도 불식시키고 싶었던 터에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김천환 과장(가명)은 지난 2014년 우리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과정 베트남반에 4기생으로 참가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2015년 8월 하노이에 있는 한국계 물류(FORWARDING)회사로 취업해 6년여간 같은 업종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말이 물류회사지만 관세사의 역할에다 대개 원부자재를 수입해서 가공 조립해 한국이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한국의 같은 업종의 회사와는 사뭇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쉽지 않은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첫 회사에 자리잡는 1년 6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지치고 피폐해져 있었다. 연수를 포함한 2년 반의 몰아치기한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을 심산으로 사직서를 냈다. 때마침 연수 동기중에 쉬고 있는 박주현(가명)씨가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오토바이로 한 번 갔다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언뜻 가늠이 되질 않았다. 거리, 시간, 재미와 위험 등등. 그러나 이왕 쉬는 것 앞뒤 안 가리고 결행했다. 그래서장장 38일 동안 베트남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경험을 한 것이다. 다음은 그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휴식과 회복을 찾으니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

휴식과 회복의 시간으로 결행했지만 무엇보다 큰 도전의 에너지를 되받았다는 생각입니다. 자연, 사람, 일이라는측면입니다.

첫째는 이색적이고 다양한 경험이었습니다. 남북으로 위도차가 많은 베트남을 해안가로 난 1번 국도를 타고 가는 길로 약 1700km 거리를 오토바이로 2800km를 달린 전국 투어였습니다. 하노이가 북위 21도, 호치민북위 10도(서울37도 부산 35도)로 무려 11도나 차이가 나 기온차가 컸습니다. 오토바이로 빨리 다니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체감하는 기후는 여름, 겨울 날씨를 오간다는 느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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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지도. 사진=다음


하노이에서 내려가는 길은 맨먼저 물의 도시이자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닌빈, 남북베트남의 군사분계선이 있었던 꽝치지역, 베트남의 국부(國父)인 호치민 생가가 있는 빈, 베트남의 옛 수도인 후에, 중부 휴양도시이자 최근 한국기업들이 제조공장들이 자리잡는 다낭, 한국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치른 꾸이년(영어로는 퀴논), 관광지로유명한 나짱을 차례로 거쳐 호치민으로 들어갔습니다.

나름대로 도로 상황이 정비된 1번 국도지만 대형 트럭과 노선버스들이 운행되는 길이다 보니 위험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자동차나 자전거로 다닌다고 하지만 아시아권 사람으로는 아마 처음인 것 같다고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연수, 직장의 베트남의 경험에서 문화와 생활의 베트남을 경험한 것입니다. 베트남어조차도 연수시절 배운 하노이어가 내려가면서 호치민어로 달라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사람의 소중함을 느꼈던 경험입니다. 전국에 자리잡은 GYBM동기들의 소중함입니다. 같이 연수받고 취업하여 자리잡은 베트남4기 100여 명 친구의 존재감을 별로 못 느끼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여행하며 한국 기업이 있는 곳에 가면 무조건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근무하는 공장에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보고 반가움과 부러움이 오가는 묘한 표정들도 재미있었지만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닌빈지역 바이딘사원에서는우리가 공부한 하노이문화대학 학생들의 졸업여행을 데리고 온 베트남어 선생님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너무나의 외의 만남이었습니다.

다음은 베트남 사람들의 소중함입니다.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우리 같은 외국인이 신기한지 좋아하며 같이 동네나 산길을따라 기도 했었고, 전통 복장인 아오자이를 교복으로 입고 다니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베트남전쟁 때 파병된 한국군의 치열한 격전지인 꾸이년은 전쟁의 상흔이 커서 한국인이라고 밝히는 것이 내심 걱정됐는데 아무 상관없이 반갑게 맞아주는 인심이 따뜻했습니다.

셋째는 여행과 일이 주는 의미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나니 나 자신, 대한민국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리잡고 경제활동을 하는 베트남의 국민들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철학자의 사고가 트였습니다. 지치고 힘든 베트남 생활에 휴식으로 시작한 여정의 한 켠에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의욕이 샘솟고 있었습니다. 특히 동기와 두 명이 같이 다니는 길은 많은 생각을 서로 나누며 확인하고 다지는 계기도 됐습니다.

복귀하자마자 바로 호치민 지역으로 재취업하고 3년 정도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일만 관리하는 수동적 입장이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린 지난해 3월에 세 번째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글로벌 톱 50(Top50)에 드는 다국적 기업으로 해외 지사망만 300여 개가 되는 회사에서 과장 직급으로 영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사가 주로 한국 기업인데 회사 사정에 맞는 적절한 솔루션을제시하는 등 제법 성장한 것이 그 때 여행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멋진 삶이 부러웠다

1700km 거리의 투어를 관광이나 스피드 놀이가 아닌 '진정한' 여행으로 최대한 구석구석 훑다보니 2800km를 달렸고 38일이나 걸렸다. 호치민에서 오토바이는 철도편으로 탁송하고 두 사람은 비행기로 하노이에 복귀하며 여행은 마무리됐다고 한다.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과정을 만든 김우중 회장님이 말하는 당대의 희생으로 후대가 좀 더 멋진 삶을 살게 해 주자는 희생의 대우정신이 실현된 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다른 도전으로 자리잡은 베트남에서 다른 대물림으로 실천해 나가기를 부탁했다.

"전무님! 워라밸은 매일매일 찾을 것이 아니라, 3년 단위, 5년 단위로 결산해서 밸런스를 맞추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로 한 마디 더 거들었다.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