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원전에서 수소에너지 생산, 탄소 제로 도전

공유
24

美 원전에서 수소에너지 생산, 탄소 제로 도전

center
체코 두코바니(Dukovany) 원자력발전소 1~4호기의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수소를 대량 생산하면서도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소경제 활성화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전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는 아직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원전을 활용해 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미국의 원전 현황

한 때 원전 폐쇄정책을 추진하던 미국은 오바마 정부 이래 원자력 발전이 미국을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원전 건설 기술 개발과 기존 설비 업그레이드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미국은 2018년 기준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국으로, 30개 주에서 99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 원자력은 총 발전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 원전은 국가의 청정 전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지만, 많은 원자력 발전소는 저렴한 천연 가스 및 재생 에너지 발전과 경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원자력 발전을 위한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추가 지원을 연방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 원전에서 생산하는 수소

원전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유용한 기술이다. 원전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대형 원전의 가압경수로에서 생산되는 증기를 전기분해하는 '고온 수전해' 방식이 대표적이다. 고온 수전해 방식을 사용하면 일반 저온 수전해 방식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30% 더 높이고 생산 단가도 대폭 낮출 수 있다. 원자력 수전해 수소 가격은 ㎏당 3500원선으로, 재생에너지 수전해 수소의 가격(㎏당 9000원~1만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미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1000MW(메가와트)급 원자로만으로 매년 20만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원자로 10개로 현재 미국에서 연간 사용하는 수소의 약 20%에 해당하는 20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미 에너지부(DOE)는 "원전을 사용하면 천연가스 증기 개질방식보다 저렴하게 고온 증기를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이 증기를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핵 생산 수소는 원자력 함대가 많은 미국에 추가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시장에서 노후화된 원자로를 가동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원전 전기와 증기에서 수소를 생산하면 저비용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을 때 생산을 줄이지 않고도 전체 생산량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 대표들은 원전이 수소를 생산하는 데 강력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는 청정 에너지원이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연료의 대부분은 탄소 방출 천연 가스 화력 발전소에서 생성된 전기를 사용하여 제조되고 있다. 원전은 작동하는 동안 대기 오염 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center
수소의 종류

◇ 원전 활용 수소 생산, 10년 이내에 상업화 가능성 열려


원전 전문가들은 기술의 진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약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2020년대 중반까지도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기술의 진보는 주로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 글로벌 에너지 정책센터 선임 연구학자 프리드만은 "의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도전할 경우 성취할 수 있다"면서 "물리학, 화학 또는 열역학에 기반을 하면 간단한 방법으로 수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의 통합에너지 시스템 책임자 섀넌은 "연구원들이 가능한 한 빨리 수소의 원자력 생산을 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고온뿐만 아니라 저온 전해력에서 수소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으며 기술적 및 경제적 생존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 정부도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화답하고 있다. 이 기술이 성공하려면 연구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인프라 구축과 각종 규제를 간소화하고 생산된 수소 시장을 개발 하는 정책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일부 연방 정부 공무원들이 탄소 제로 사회 구현을 위해 원자력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원전에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몇 가지 사업에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제공했다.

의회 관계자들도 "원자력 수소 생산의 상용화 실현 가능성은 미국 30개주 전역에서 맞춤형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지역별 분석도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지켜보고 있으며 학계와 전문가, 업계에서 어디서나 또는 특정 시장에서 좋은 경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정부나 의회 차원 추가 지원책을 제공하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전력 생산 기업들도 상용화 위해 뛰고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원자로가 에너지 생성보다는 수소 생산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선 탄소 배출이 많아 지속 가능성에 도전을 받고 있는 천연가스 업체들이 변모하고 있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엑셀 에너지(Xcel Energy Inc.)는 2018년 12월, 오는 2050년까지 100% 탄소 없는 청정 전기를 공급할 것이며,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80%(2005년 수준에서)까지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탄소를 줄이려는 목표를 설정한 최초의 미국 가스업체다.

엑셀 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와 계약을 맺고 고온 전해질을 통해 수소 생산 시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회사 책임자는 "원자력에서 녹색 수소를 만들고 상용화할 수 있는 양까지 생산하는 데 앞으로 3~5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석유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 및 천연 가스를 생산, 공급하는 애리조나 공공 서비스(주)도 탄소 제로 실현을 위해 원전을 활용하는 데 나섰다.

팔로 베르데 원자력 발전소에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하고 있다. 연소 터빈에서 연소하기 위해 수소를 사용하여 천연 가스 플랜트의 수명을 탈탄소화하고 확장할 계획이다. 애리조나 공공 서비스는 적어도 2040년대 중반까지 원전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원자로 사업자들도 수소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누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의 변신이다. 민간 기업으로 2029년과 2030년에 아이다호 인근에 시험 원자로를 건설하는 승인을 받았다.

이들은 차세대 원자로에서 수소를 생산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핵을 동력으로 하는 항공모함과 잠수함도 앞으로 10년간 수소 생산의 대규모 상업적 운영 자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핵 항공모함 11척과 핵 잠수함 72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서 수소를 생산하고 그 수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