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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아파트 리모델링, 건설사 ‘동맹 전략' 실리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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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아파트 리모델링, 건설사 ‘동맹 전략' 실리 챙긴다

수주전서 컨소시엄 구성 활발…과열경쟁 회피‧안정적 수주 일환
‘기술력+브랜드파워’로 시너지 극대화…대형사간 컨소시엄 사례도

쌍용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수주한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전경. 사진=쌍용건설 이미지 확대보기
쌍용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수주한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전경. 사진=쌍용건설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건설사 합종연횡’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재건축 규제로 침체를 겪는 도시정비사업의 탈출구로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이 탄력을 받자 건설사들이 상호 과열경쟁은 피하고 안정된 수주를 따내기 위해 ‘동맹’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선정을 앞둔 주요 리모델링 단지에서 건설사 간 컨소시엄 구성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 재건축 고강도 규제에 리모델링 눈길 돌려…경쟁 피하고 안전한 수주 ‘컨소시엄 실리전략’


리모델링 수주전에서 건설사 간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 감지돼 왔다.

경기도 용인시 현대성우8단지는 지난해 12월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포스코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지난 1999년에 준공돼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이 단지는 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기존 1239가구에서 1423가구로 확장될 예정이다.

‘리모델링의 강자’로 꼽히는 쌍용건설은 올해 들어 대형 건설사와 ‘실리적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며, 리모델링 수주시장에서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짝을 이뤄 지난달 20일 경기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시공권을 따냈다. 쌍용건설이 컨소시엄을 맺고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6년 성남시 분당 한솔마을5단지 사업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주간사는 포스코건설이었다.

철산한신아파트는 수평증축 리모델링 방식을 이용해 가구 수를 기존 1568가구에서 1803가구로 늘리며, 신설 235가구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쌍용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협업전략으로 자체 보유한 리모델링 실적‧기술력을 현대엔지니어링의 튼튼한 재무구조‧아파트 브랜드파워와 ‘합체’시켜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리모델링 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송파 가락쌍용1차아파트 시공권도 ‘건설사 연합팀’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 대형 리모델링사업 놓고 ‘전통 강자 쌍용건설 연합팀 강세…업계 1·2위간 ‘전략제휴’도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지난 1일 시공사 입찰에 쌍용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 등 4개사 연합팀 1곳만 참여했다.

당초 입찰 전의 경쟁구도는 ‘준공 1위’ 쌍용건설 컨소시엄(쌍용-대우-현대ENG)과 ‘수주 1위’ 포스코건설 간 2파전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입찰 마감 직전에 쌍용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의 리모델링사업으로 더욱 안정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컨소시엄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가락쌍용1차는 역대 리모델링을 추진한 단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3층∼지상 24층 14개 동 2064가구를 지하 5층∼지상 27층 14개 동 2373가구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예상 공사비만 약 8000억 원에 이른다.

리모델링 수주를 위해 이른바 ‘1군 그룹’ 대형 건설사끼리 손잡은 사례도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 리모델링조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합은 오는 7월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20개 동, 1707가구 규모의 금호벽산아파트는 수평·별동 증축 방식을 적용해 1963가구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소 규모 리모델링사업이 많아 대부분 건설사 1곳 단독으로 수주했지만, 최근 1000가구 이상의 대형 리모델링사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컨소시엄 구성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안정된 수주와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