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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오르는 밥상물가...'서민 먹거리' 라면은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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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오르는 밥상물가...'서민 먹거리' 라면은 눈치싸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식료품과 가공식품 가격 인상 이어져
오뚜기 진라면 9% 인상 검토 후 철회…업체들 "누가 총대만 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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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대표 라면 브랜드 신라면의 제품. 사진=농심
식료품 가격이 연초부터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라면 가격이 언제 인상될지 주목된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라면은 '서민 먹거리'라는 인식이 커 업계에서는 눈치싸움만 하는 형국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곡물, 팜유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주 대비 주요 곡물 가격은 소맥 0.7%, 옥수수 2.3%, 대두 2.0% 등 오름세에 있다.

◇곡물 등 원자재 가격 계속 오를 전망

밀·옥수수·쌀 등 곡물 가격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7개월 연속 상승했다. 곡물가격지수는 전달과 비교해 1.1% 상승했으며, 2020년 평균 곡물가격지수는 2019년 대비 6.6% 상승했다. 라면의 주재료인 팜유 역시 계속해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팜유는 2017년 KG당 1080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175원으로 10%가량 가격이 올랐다.

곡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이유는 기상이변과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치면서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증가 기대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곡물가격의 상승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타는 인플레이션 시대의 전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10년간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슈퍼 사이클(supercycle·장기적 가격 상승)’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면 빼고 다 올라…오뚜기, 인상 계획했다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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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뉴얼을 진행한 오뚜기의 '진라면'. 사진=오뚜기

연말 연초부터 식료품과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라면 가격에도 조정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쌀 작황이 부진하면서 쌀 가격이 급등해 관련 업계는 가격을 속속 인상했다.

풀무원의 두부와 콩나물 납품가는 각각 14%, 10% 인상을 확정됐다. 샘표의 통조림 제품도 평균 36% 가격이 올랐다. 각 업체는 원재료와 인건비 등의 부담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오뚜기는 2008년 3월 진라면 가격 조정을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적이 없다. 농심은 2016년, 삼양식품은 2017년, 팔도는 2018년에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오랜 기간 가격 조정을 하지 않다가 인상 계획을 자진 철회하면서 다른 업체도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은 있지만, 라면이라는 품목 특성 때문에 인상폭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를 비롯해 농심,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라면업체들은 일제히 라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논의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원재료 가격 등의 인상 압박이 있더라도 원재료 구매처 다변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고, 라면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업체가 많아졌다"면서 "유독 가격에 엄격한 잣대가 있는 만큼 한 업체가 총대를 메면 다른 업체가 뒤따르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