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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으로 조현범 경영권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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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으로 조현범 경영권 '빨간 불'

조양래 성년 후견 신청한 장녀, 주주제안 가세
주총 앞두고 '형 조현식-동생 조현범' 구도 뚜렷
연봉 '셀프 인상'에 하청업체 '뒷돈' 구속 전력
약점 많은 조현범, 리더십 도마 위…표 대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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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오는 30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2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84) 한국타이어 회장 장남 조현식(51)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49) 한국타이어 사장 간 '형제의 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가 벌이는 다툼은 조 부회장과 조 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연합, 그리고 조 사장의 대결 구도로 굳어진 모양새다. 조 회장은 슬하에 조희경·조희원·조현식·조현범 등 2남 2녀를 뒀다.

◇ 조현범 뺀 조현식·희경 '남매 연합'

조현식 부회장은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우리 회사(한국앤컴퍼니)가 세간의 부정적 평가를 일소하고 탄탄한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위에서 진정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상 교수는 '조현식 대표 대리인이 아니고 한국타이어가 경영권 분쟁 상황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조 부회장 역시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도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한다"라며 한국앤컴퍼니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 시각과는 달리 조희경 이사장이 조 부회장 주주제안에 동참할 뜻을 나타내면서 '형제의 난'이 끝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부회장이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직과 등기이사 등에 대해 따로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앞서 조 이사장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당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부를 넘겨준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지난해 7월 30일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를 신청했다.

한정후견인은 일정 범위 안에서 노령, 질병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이의 법률행위를 동의하고 대리하거나 신상에 관한 결정권을 갖는 사람을 칭하는 용어다. 한정후견인은 법원이 지정한다.

◇조희경 이사장, 동생 겨냥 "여러 가지 문제 있다"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이사장 남매는 각각 "여러 가지 이유"와 "여러 가지 문제"를 언급했다.

조 부회장은 "핵심 경영진이 형사법정을 오가고 사명 변경을 두고 중소기업과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라며 "기업 거버넌스가 잘 갖춰져야 잘못된 의사결정에 따른 모든 주주와 임직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희경 이사장 또한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현재 건강한 지배구조나 투명한 기업 경영에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며 외부 전문가의 올바른 감시와 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막내 동생이자 지주회사 지분을 넘겨받은 조현범 사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조현범 사장의 '오너 리스크'

실제 조현범 사장은 이른바 '오너 리스크(기업 소유주 잘못으로 인한 위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혐의로 지난해 11월 20일 열린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주회사 사명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바꿨다가 중소기업 한국테크놀로지와 상호를 둘러싼 분쟁에 휩싸였다.

법정 공방 끝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사명 변경 2년도 안 돼 지금의 한국앤컴퍼니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해 "(조현범 사장이) 지주사 사명 변경 등 중대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해 큰 손실을 끼쳤다"라고 주장했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사고도 조 사장의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한 직원이 타이어 성형 작업을 하다 사고로 숨졌다. 당국이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만 699건이나 됐다.

한국타이어는 이전에도 산재 사고가 빈발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로부터 주요 감시 대상 기업에 올라 있다.

형 조현식 부회장 또한 횡령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지만 동생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 개정 상법 '3%룰', 표 대결 변수로

한편 한국앤컴퍼니 주총 결과는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유 지분만 놓고 보면 조현범 사장이 42.9%로 나머지 삼남매를 모두 합친 것(조현식 19.32%, 조희경 0.83%, 조희원 10.82%)보다 많다.

그러나 지난해 개정된 상법에 따르면 감사위원 분리 선출에 각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현식 부회장 측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3% 룰은 상장사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주요 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말한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