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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적과의 동침' 속에서도 금융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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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적과의 동침' 속에서도 금융 혁신

인터넷은행 혁신 노하우 배우고 빅테크 기업과도 협력
빅테크 기업과 협력도 OK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이미지 확대보기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경쟁사와의 협력도 마다치 않고 금융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3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자체 금융 혁신 강화는 물론 경쟁 관계에 있는 인터넷은행, 빅테크 기업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소상공인 포용적 금융지원’협약을 체결했다.

빅테크 기업은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IT기업이 금융 업무까지 진출하는 경우를 통틀어 지칭하는 용어다. 대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금융 업무에 진출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올해 빅테크 기업과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경쟁보다는 협력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우리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 협약식에는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금융과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융복합 상품 개발과 플랫폼 금융서비스 제공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첫 번째 공동사업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을 위한 우리은행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자는 충분한 대출 상환능력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으나 이번 전용상품 출시로 1금융권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사업자가 필요한 사업자금을 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금융데이터 활용과 대출 대상 확대를 통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협력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코로나19는 전 산업의 디지털화에 촉매 역할을 했으며 은행도 이 흐름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필수과제”라며“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과 플랫폼을 결합한 양사의 융합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네이버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위한 경쟁력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은행권의 경쟁상대로 인식되는 네이버와 협력하는 것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강조한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전사적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로 정했다”며 “122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위기극복 DNA에‘혁신 D.N.A’를 더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혁신 D.N.A’는 2021년 우리은행의 3대 경영 추진방향인 ‘디지털 혁신(Digital), 지속가능 성장(Net), 수익기반 확대(Action)’를 대표하는 각 영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경영 핵심 키워드다.

또한 권광석 행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속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회의, 보고, 의사결정 등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Digital Mindset(디지털 사고방식)’을 갖춰 디지털 혁신의 가속도를 더욱 높이자”고 강조했다.

권광석 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경쟁사 대표를 초빙해 강연을 할 만큼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우리은행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경쟁사라 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를 특별 강연자로 초빙해 ‘디지털 혁신’에 대한 강연을 들은 것이다. 이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경쟁사의 우수한 점까지도 배우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권광석 행장의 혁신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1위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출범 2년여만에 흑자 전환하고 디지털 혁신을 리드하며 시중은행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이 경쟁사와도 적극 협력하면서 올 한해 금융 혁신의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