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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김형 대우건설 대표 '실적 반등' 여세 몰아 '연임' 고개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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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김형 대우건설 대표 '실적 반등' 여세 몰아 '연임' 고개 넘나

40년 경력 건설맨…2018년 대우건설 수장 취임 뒤 수익성 개선 고군분투
코로나 위기에도 지난해 영업익 53.3% 급증, 주택공급도 2년연속 1위
“무분별한 수주 배제, 기업가치 제고 총력”...6월 임기만료 재신임 관심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진=대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된 대외환경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꾸준한 국내 주택공급과 해외사업 체질개선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깜짝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 8조1367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을 올리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3% 이상 증가했던 것이다. 특히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무려 465% 이상 상승했다.
부채비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300% 이하로 끌어내렸다. 지난 2019년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30%p 이상 증가한 301.6%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248%까지 줄였다.

이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지난 2018년부터 대우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형 사장이 자리잡고 있다.

김 사장은 40년 동안 국내외 건설현장에 몸담아 온 잔뼈가 굵은 건설인이다. 지난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국내·외 사업을 경험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건설 등에서 부사장을 지내다가 2018년 6월 ‘대우건설’을 이끌 수장으로 발탁됐다.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시장 신뢰를 쌓아 대우건설의 새 주인을 찾도록 하는 게 김 사장의 최우선 과제였다.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해외사업 부실을 정리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풍부한 해외 건설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 사장은 취임 첫 해 알제리·모로코·나이지리아 등 해외 건설현장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부실 사업장을 면밀히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김 사장 취임 첫 해 대우건설은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 6055억 원, 영업이익 6287억 원을 달성했다. 2017년보다 매출은 9.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6.6% 늘었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실적 개선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해외사업 위축과 국내 분양사업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 2019년 대우건설은 연결기준 매출액 8조 6519억 원, 영업이익 364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 18.4%, 영업이익 42.1% 줄어든 수치였다.
이에 굴하지 않고 김 사장은 해외사업 체질 개선과 국내 주택사업 확대에 나섰다. 특히,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공격 행보를 보이며 서울 장위6구역 재개발과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 현장설명회에서 직접 발표를 맡는 열정을 쏟아냈다.

김 사장의 공격적인 주택사업 행보로 대우건설의 분양 물량은 ▲2018년 1만 4000여가구 ▲2019년 2만 1000여가구 ▲2020년 3만 3000여가구로 늘어나 2019~2020년 2년 연속 주택공급 실적 1위에 올라섰다. 올해도 3만 5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약 8200가구가 수익성이 좋은 자체개발사업 물량이다.

또한, 건설사의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규 수주도 늘어났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수주실적은 13조 9126억 원으로 연초 목표(12조 7700억 원)를 109% 초과 달성했다. 현재 37조 7799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함으로써 연간 매출액 대비 4.6년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말 32조 8827억 원보다 약 4조 9000억 원 가량(14.9%) 늘어난 수치다.

과거에 아쉬움을 남겼던 해외 현장들도 대부분 손실을 선반영한 상태로 공사가 완료되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LNG Train7(2조1000억 원), 이라크 알포 항만공사(2조 9000억 원), 모잠비크 LNG Area1(5000억 원) 등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텃밭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계약을 연이어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김 사장은 최근 주력인 건설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신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9년 신사업추진본부 신설 뒤 자산관리회사(AMC) 본인가를 취득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데 이어 드론·전기차충전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도 투자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예열 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1일로 2년 만기가 도래한 2400억 원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만기 3년∼5년물 사채를 발행했다. 대우건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9월 18일 1000억 원 규모 공모채 발행 이후 5개월 만이다.

김형 사장은 올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지난달 신년사에서 김 사장은 “양적 성장만을 위한 무분별한 수주는 철저히 배제하고, 기존 전략 상품과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 사장이 주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는다면 대우건설이 2010년 KDB산업은행에 넘어간 이후 서종욱 전 사장(2008~2013년)에 이어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CEO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실적 반등이 김형 사장 연임의 발판이 될 지 건설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